일찍 온 여름…더 길어진 `무서운 날들’
  • 경북도민일보
일찍 온 여름…더 길어진 `무서운 날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설의 고향’ 시작…10월 `궁녀’까지 줄이어 개봉 
 
 
봄이 실종됐다고 할 만큼 여름이 빨리 찾아오고 길어진 만큼, 공포영화 개봉도 더 빨라지고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6월28일 개봉한 송윤아ㆍ이동욱 주연의 `아랑’이 첫 공포영화였다. 그러나 올해는 4월12일 `극락도 살인사건’이 포문을 열었다. 스릴러 장르에 소복 입은 전통적인 귀신이 등장할 만큼 공포물 색채가 강했던 영화다.
`그해 첫 공포영화는 흥행에 성공한다’는 공식이 이번에도 통했을까. `극락도 살인사건’은 전국 관객 230만 명을 넘기며 인기를 모았다.
이어 4월19일 외화로는 처음으로 힐러리 스왱크 주연의 `리핑:10개의 재앙’이 개봉돼 전국 50만 명을 넘는 관객을 불러모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었다.
소복 귀신이 등장하는 `전설의 고향’이 지난 23일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포영화 시즌이 시작됐다. 올해 공포영화는 10월 개봉 예정인 `궁녀’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더위만큼이나 길어진 공포영화 시즌이다.
 
 ◇다양해지는 한국 공포영화
 지난주(23일) 개봉한 `전설의 고향’(감독 김지환, 제작 윈텍필름)은 1970년대 인기를 모았던 TV 드라마 시리즈의 제목을 그대로 따왔다. 드라마 `전설의 고향’에 공포물만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이 제목은 하얀 소복 입은 귀신을 당장에 떠올릴 만큼 한국인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신예 박신혜를 내세운 `전설의 고향’은 올 여름 첫 공포물임을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흥행공식을 적용받고 싶었을 터.
 6월21일에는 황정민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호러스릴러 `검은 집’(감독 신태라, 제작 CJ엔터테인먼트)이 개봉할 예정이다.
 일본 기시 유스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인 싸이코패스라는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사람을 죽이면서도 아무런 감정이 생기지 않는 정신병이다.
 이 영화를 위해 살을 확 뺀 황정민은 살인 누명을 쓰는 보험사직원으로 등장하는데 최근 섬뜩한 예고편이 소개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월에는 `괴물’의 제작사인 청어람이 내놓는 공포영화 `해부학 교실’(감독 손태웅)이 기다리고 있다. 최용배 대표는 “최소 300만 명을 예상할 만큼 탄탄한 내용을 갖고 있는 영화로 만들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국 공포영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시체 해부실이라는 공간을 가져왔다. 해부용 시체를 다뤘던 6명의 의대생이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는 내용으로 한지민, 온주완 등이 출연한다.
 역시 7월에는 `선물’ `작업의 정석’의 오기환 감독이 연출한 `두 사람이다’(제작 모가비픽쳐스)가 개봉된다. 강경옥의 인기 만화를 영화로 만든 것으로, 과거의 저주가 현재에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설정 아래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맞닥뜨리는 여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다. 윤진서, 이기우가 주연을 맡았다.
 8월2일께 개봉 예정인 `기담’(감독 정식ㆍ정범식, 제작 영화사 도로시)은 1940년대를 배경으로 만든 스릴러물. `세상에서 가장 섬뜩한 러브스토리’를 표방한 이 작품은 일제 식민 치하라는 억압받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지식인인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안생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와 그 주변인물, 병원에 실려온 한 소녀의 사연이 비밀스러운 사랑으로 연계돼 있다. 정교한 프로덕션 디자인을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지난해 `비열한 거리’로 주목받은 진구의 첫 주연작.
 같은 달에는 베트남의 이국적 정취 속에서 공포감을 이끌어내는 `므이’(감독 김태경, 제작 빌리픽쳐스ㆍ도너츠미디어)도 만날 수 있다.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 중.
 므이는 베트남어로 `10’을 뜻하며, 베트남에서 가장 흔한 여자아이 이름이기도 하다.
 소설가 윤희가 베트남에 있는 친구가 보내오는 100년 전 므이의 초상화를 받고 그 비밀을 캐기 위해 베트남으로 건너가 이상한 사건들을 맞닥뜨린다. 조안과 차예련이 주인공이다.
 10월 개봉을 목표로 한창 촬영 중인 `궁녀’(감독 김미정, 제작 영화사 아침)는 `궁중판 여고괴담’, 혹은 `궁중괴담’으로 이리며 참신한 아이디어에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조선시대 궁궐에서 일어난 궁녀의 자살사건을 타살로 여기는 의녀가 사건을 파헤쳐갈 때마다 엄청난 음모로 인해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다룬다. 박진희 주연작으로, 배우뿐 아니라 감독, 제작사 대표까지 모두 여자라는 점도 충무로에서는 화제다.
 ◇익숙한 외국 공포영화
 올해 개봉하는 외국 공포영화는 소재면에서 그리 독특하지 않다. 낯익은 소재로 더한 공포를 가져다줄 작정인 듯.
 이번주 개봉하는 일본 영화 `데스 워터’는 `링’ `착신아리’ 등으로 유명한 가도가와사의 작품이다.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물을 공포의 근원으로 내세워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을 담았다. 그러나 영화는 무섭다기보다 잔인하다는 인상.
 6일 개봉 예정인 `메신저:죽은 자들의 경고’는 `스파이더맨’ `그루지’의 감독 샘 레이미가 제작해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디 아이’로 심령공포물을 선보였던 팡 브라더스가 할리우드에 진출해 내놓은 작품.
 낡은 집에서 살게 된 한 소녀의 눈에 죽은 사람들이 보이면서 공포가 시작된다.
 누군가에 홀린 듯한 2살짜리 동생의 맑은 눈망울이 오히려 깊은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킬링필드’ `미션’으로 유명한 롤랑 조페 감독이 처음 만든 스릴러물 `4.4.4’ 역시 이번달에 개봉된다. 어느 날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납치당한 유명한 배우 제니퍼 트리가 방 한쪽에 놓인 4개의 사물함을 열어 탈출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무산된다. 빛과 어둠을 이용한 시각적 공포를 충분히 활용해 관능적이면서도 위협적인 효과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연합
 
------------------------------------------------------------------------------
새영화 `데스워터’
 
무섭기보단 잔인한 `물의 공포’
`죽음의 물’둘러싼 지루한 전개
 재일교포 이가와 하루카 주연

 
 `J호러’로 표현되는 일본 공포영화의 팬이 꽤 있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할 정도로 탄탄한 구성력과 스멀스멀 전해지는 두려움으로 무장한 일본 공포영화는 여름 시즌 단골 소재.
 `데스워터’는 `링’ `주온’ `착신아리’ 등 숱한 인기작을 만들어낸 가도가와사의 신작으로 31일 개봉했다.
 물에 관한 전설을 바탕으로, 인간의 생에 필수불가결한 물을 공포의 근원으로 내세웠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공포스럽기 보다는 잔인하다. 단점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인물마다 나름대로 캐릭터를 부여하려 했으나 인물 간의 충돌이 구태의연한 데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가 매끄럽지 못하다. 너무 복잡하게 꼬아놓은 까닭에 공포의 근원을 찾는 것도 헷갈린다. 현실에서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을 전해줘야 하는게 공포감을 느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도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역시 물을 소재로 한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검은 물밑에서’의 강한 흡인력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신문기자 교코는 평소 친분 있던 사학자 모리카와 교수의 자살을 접한다. 그는 가위로 스스로 자신의 눈을 찌른 채 숨졌고, `데스워터’라는 쪽지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의 유품에 `죽음의 물을 마시지 마라’는 뜻을 알 수 없는 메모가 가득한 수첩이 있다.
 교코는 수질연구원인 전 남편 유이치를 찾아간다. 유이치는 첫딸이 태어나자마자 아무런 설명 없이 이혼을 요구했다. 교코는 “수돗물에 있는 어떤 바이러스가 사람을 미치게 하거나 죽게 할 수 있느냐”고 묻지만 유이치는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일축한다.
 교코는 미스터리한 여고생 유미를 만난다. 유미는 모리카와 교수가 자신을 도와줬다고 한다. 친구들이 “목이 마르다”며 물을 벌컥벌컥 마신 후 눈을 찔러 자살하는 사건을 잇달아 맞은 데다 교수마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은 유미는 눈에 핀을 꽂아 자살을 시도하려 한다.
 교코는 잇달아 벌어지는 자살사건이 어떤 한 댐을 상수원으로 하는 지역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곳은 모리카와 교수가 생전 물을 마시면 죽는다는 전설에 나오는 유미샘이 있다고 판단해 연구하던 곳이었다.
 유이치는 교코의 말을 무시했지만 자신에게도 환각이 자주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친구에게 산 몸의 해부를 맡긴다.
 무섭다기보다는 잔인한 장면이 몇 대목 등장하지만 명치 끝부터 저며오는 공포심은 맛볼 수 없어 그저 잔인하다는 인상만을 준다.
 교코 역을 맡은 주연배우 이가와 하루카는 인기 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재일교포 3세로 조수혜라는 한국이름도 갖고 있다.
 공포물 작가로 활동해온 야마모토 기요시가 메가폰을 잡았다.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