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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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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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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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락’은 일본어 `벤또’를 우리말로 순화한 것이지만 엄격히 따지면 도시락과 벤또는 다르다. 벤또는 점심밥을 휴대하기 위하여 일본 사람들이 고안한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밥통이다. 일본 문화인 셈이다. 그렇게 볼 때 과거 우리 학생들과 월급쟁이들이 싸들고 다녔던 점심밥은 `도시락` 보다 일본어 그대로 `벤또’가 옳을지도 모른다.
 `도시락’의 고어(古語)는 `도슭’이었다. 청구영언의 어느 시조에 `논밭 갈아 기음 매고 뵈잡방이 다임쳐 신들메고/ 낫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 벼려 두러매고 무림산중(茂林山中) 들어가서 /삭다리 마른 섶을 뷔거니 버히거니 지게에 질머 지팡이 바쳐 놓고 /새암을 찾아가서 점심(點心)도슭 부시고 곰방대를 톡톡 떨어….’라 했던 것이다.
 도시락은 원래 요즘처럼 한 사람만을 위한 한끼 밥그릇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버들이나 대오리로 엮어 만든 타원형의 작은 광주리인데, 들녘에 새참이나 점심밥을 담아 나를 때 주로 쓰였다. 영어권에서는 `윌로우 배스킷(willow basket)’을 쓴다. 버드나무 광주리란 뜻이다. 일본서는 `혼자 먹을 몫’이라 하여 벤또(辨當)라 했고….
 한 네티즌의 도시락에 대한 억지설명이 재미있다. 옛날에는 여럿의 점심을 광주리에 모듬으로 냈지만 혼자만의 점심밥은 도시생활 속에서 생겨났다. 그들 도시민에게 유일한 낙은 점심밥 까먹는 거였으니, `도시락(都市樂)’이지 않겠느냐는 거다. 각설, `포항의 맛’ 물회가 도시락 상품으로 개발되어 시판될 모양이다. 바다의 날 기념행사에 첫선을 뵐 거란다. `都市樂’이라 하듯이 모쪼록 `포항도시락 물회’가 또 하나의 포항 명품으로 널리 알려져 전 국민이 즐겨 찾게 되길 빈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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