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김정은’ 이름만 호칭한 이유
  • 한동윤
박 대통령이 ‘김정은’ 이름만 호칭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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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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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일당과 북한·북한 주민 분리 전략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북한 김정은을 언급하면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았다. “북한의 또 다른 도발에 대해 철저히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하고 김정은이 남한에 대해 대테러, 사이버 테러 역량을 결집하라고 지시한 것에서 보듯 북한의 테러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각별히 유의해야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호칭을 뺀 ‘김정은’ 언급은 지난 16일 국회 연설에서 ‘김정은’이라고 호칭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김정은 정권’ ‘김정은 체제’라고 언급했다. ‘김정은’과 ‘북한 주민’을 분리하겠다는 의도가 실려있다. 앞으로 김정은 아닌 ‘북한동포’만 상대한다는 선언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김정은’이라고 호칭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 체제 붕괴’를 처음 거론했다. 김정은이 이끄는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교체)를 암시한 것이다.
 김정은과 그의 한줌밖에 되지 않는 노동당-인민군 간부를 주민들과 분리하면 김정은 정권은 쉽게 무너진다는 상식적인 접근이다. 이른바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중동의 민주화 모델을 말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김정은’ 호칭에 인터넷신문 올인코리아는 ‘애국진영’ 네티즌들이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우파 논객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박대통령, 오늘 ‘김정은’ 호칭. 애국진영에서 김정일 때부터 주장한 것, 실천하는군요. 박 대통령은 좀 늦어도 큰 방향을 늘 제대로 가고 있습니다”라고 환영하자, 한 네티즌이 “며칠 전에도 ‘김정은’이라고 부른 거 같은데? 그때 제대로 방향 잡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동감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다른 네티즌도 “늦은 게 아니라 속도 맞춰 제대로 가는 거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한 네티즌은 “종편 뉴스시간에 제1위원장 제1위원장 하며 꼬박꼬박 존칭 쓰는 거 꼴 보기 싫더니 잘됐다”고 했다.
 동아닷컴의 한 네티즌(banaba)은 “우리 언론에서 김정은 당비서니 위원장이니 하며 호칭하는데, 큰 잘못이다. 북괴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xx년x년 온갖 개 쌍욕을 일삼는데”라며 “제발 그놈의 위원장 비서 소리 좀 안 들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문화일보의 “박대통령, 수석회의서 ‘김정은’ 직함 없이 호칭” 기사에 한 네티즌은 “그 따위 인간에게 직함은 무슨~ 그냥 XXX이라고 안 하는 것만 해도 너무 크게 대우하는 거다”라고 반응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0일 1개면을 통째로 할애해 박대통령 비난글로 도배질했다. 박대통령을 향해‘한시바삐 역사의 오물통에 처넣어야 할 특등 재앙거리’라는 제목과 함께 ‘패륜악녀’ ‘치마 두른 역적’ ‘망령든 노파’‘수소탄 폭음에 놀라서 당황한 개 짖는 소리’ 등 저질스런 표현을 동원해가며 패악을 부렸다. 자기 고모부를 고사총으로 공개처형하고 화염방사기로 육신을 불태운 김정은 식 패륜(悖倫)이다.
 북한의 단말마적인 패악질에 통일부는 ‘최근 북한의 대남 비난에 대한 정부 입장’ 자료를 발표했다. “북한은 지금 우리와 국제사회가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단합하는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고, 터무니없는 억지 주장과 막말 비방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북한이 우리 대통령을 ‘패륜악녀’ ‘치마 두른 역적’ ‘망령든 노파’라고 욕설을 퍼붓는 것에 비하면 너무 점잖은 대응이라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김정은 정권의 패악질에 우리 정치권은 입을 다물고 있다. 국회의원 공천에 넋이 나간 모습이다. 김정은에게 “우리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욕하면 우리도 김정은을 패대기치는 욕을 퍼붓겠다고 경고할만도 하건만  한마디도 없다. 하기는  한 야당의원이 2013년 국회에서 ‘김정은의 군부대 방문 및 훈련지도’라는 통일부 자료를 비판하며 “정부가 표현에 정중한 예를 갖추기 바란다”고 했고, 야당의 부대변인이 지난해 8월 남북 고위급 접촉이 타결되자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께서도 어려운 결정을 하셨다. 존경한다”는 글을 올렸을 정도니 두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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