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현실 속 자연과의 하나됨 꿈꾸다
  • 이경관기자
치열한 현실 속 자연과의 하나됨 꿈꾸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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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김남영 문학평론가·오정혜 교사, 신진 시인 작품세계 살펴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치열한 현실 속에서도 자연과의 하나 됨을 추구한 시인 ‘신진’.
 그의 시 세계와 삶을 조명한 책이 최근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학평론가 허정, 김남영과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오정혜 씨가 엮은 ‘자연에 깃든 사람의 시 : 신진론’.
 1부는 허정 평론가와 신진 시인의 대담으로 시작된다.
 허 평론가는 시집을 내용별로 4시기로 나눠, 그의 문학적 세계를 촘촘하게 들여다 본다.
 1기(1시집~3시집)는 청년기의 내면 풍경과 시대의 모순에 맞선 시기이며 2기(4~5시집)는 자연을 지향하고 자연을 통한 인간성 모색이 드러나는 시기이다. 3기(6시집)는 인간관계의 내실을 기하는 시기이며 4기(7~8시집)는 원숙한 노년의 목소리가 완연한 가운데 자발적 망명으로서의 시기다.
 이어 2부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신진의 시를 만나본다.

 문학전문기자 최학림과 시인 송용구는 신 시인의 초기시부터 최근 시까지 밀도 있게 다루고 연출가 이윤택은 그의 시에 나타난 ‘리듬’의 효과를 간취해내면서 시인에게 발전된 세계상을 희구한다.
 정효구는 시인이 추구하는 삶의 진실된 모습을, 김재홍과 박경수는 그의 시를 통해 현대 문명을 비판한다.
 한수영은 그의 시를 통해 ‘말의 길’과 ‘삶의 길’에 관해 평하고 이상옥은 시인이 추구해온 생태학적 상상력을 확대하며 김경복은 시인의 시를 사상적 관점으로 해석한다.
 “내 시적 자아는 자그마하다. 소박한 생활의 주변이나 살피는 근시안이다. 하찮기에 현실의 부조리와 모순에 쉬이 절망하고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작은 것이기에 크고 높은 근원에 배어들기가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나의 시와 시론’ 중)
 3부에서는 신진 시인의 산문을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 기울어진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야 했던 유년시절과 시를 쓰고 투고하며 현실과 부딪혀야 했던 청년 시절, 그리고 도시를 떠나 시골에 살면서 자연과 하나 됨을 추구하는 말년까지 그의 생이 오롯이 담겨있다.
 “청년 둘이서/땅을 파고 있다./시멘트 포장을 뜯고/아스팔트를 찢는다./말라붙은 비닐용기, 스티로품 조각/떡이 된 땅을 판다./조각난 유리, 플라스틱 터진 살이/탄광처럼 엉켜 있다./치익칙 독한 냄새가 솟고/드디어 가스가 터져 나온다./시꺼먼 기름 거품을 숨가쁘게 뱉는다./쓰러진 노인이/버즘투성이 다른 노인에게 말했다./여기……, 여기……, 강이 있던 곳이야.”(신진 ‘강-땅파기’ 전문)
 시인의 푸근한 웃음 위로 골골이 패인 주름이 한 가득이다. 그 주름마다 스며든 생의 흔적때문일까. 그가 덤덤하게 읊조리는 시가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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