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덩~ 빠지기보다 가슴에 스며드는 한줄의 문장
  • 이경관기자
풍덩~ 빠지기보다 가슴에 스며드는 한줄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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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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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이 가려 뽑은 생각의 문장 에세이 등 영어명문장 63편 담아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힘들고 지칠 때, 그 어떤 말보다 마음을 울리는 문장 하나가 위로가 될 때가 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작가가, 내게 속삭여준 그 문장은 인생이란 길을 걸어가는 우리에게 때론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여기, 한 자 한 자 손끝으로 느끼며 완성한 다섯 개의 특별한 노트가 있다.
 고종석의 ‘필독, 필사 : 고종석이 가려 뽑은 생각의 문장들’.
 이 책에는 인문학적 지식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고종석이 인문학 에세이부터 자연과학 서적,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전에서 가려 뽑은 63편의 영어 명문장이 담겨 있다.
 수준 높은 문학적 성취를 담고 있는 문장들을 영어와 한국어로 필사해봄으로써 문장들이 담고 있는 의미를 이중으로 사유하고 음미해볼 수 있다.
 “Nothing is more dangerous than an idea, when it is the only one you have.(오로지 한 생각만을 지녔다면, 그 생각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다.)”(알랭, ‘종교론’ 중)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이 이 문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명확하다. ‘빠’가 되지 말자. 그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 하고, 한 가지 면만 본다면 그것은 가장 나쁜 의미의 종교가 된다.”(32쪽)
 이 책은 다섯 개의 노트(장)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 노트 ‘모두가 행복해지기 전에는 아무도 완전히 행복할 수 없다’에서는 조지 버클리의 ‘시리스’부터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까지 사회, 정치 분야의 명저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모았다.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문장이 가득하다.
 두 번째 노트 ‘세상의 지식은 세상 속에서만 얻을 수 있다’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부터 성경까지 삶의 진실을 아포리즘으로 포착한 문장들을 모았다. 모두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빛나는 명문들이다.
 세 번째 노트 ‘발화가 없는 곳에는 참도 거짓도 없다’에서는 뉴턴, 데카르트 등 뛰어난 학문적 업적을 남긴 학자들의 책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모았다.
 뉴턴과 클로드 베르나르같이 평소에 쉽게 접하기 힘든, 과학적 능력뿐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까지 ‘탑재’한 과학자들의 글을 만날 수 있다. 네 번째 노트 ‘유령 하나가 유럽을 떠돌고 있다’에서는 마르크스와 엥겔스, 링컨 등이 남긴 뛰어난 선언문, 연설문에서 발췌한 문장들로 구성했다.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한 문장들이다.
 다섯 번째 노트 ‘우리는 끊임없이 과거로 밀려가며 앞으로 나아간다’에서는 단테부터 피츠제럴드까지 위대한 작가들의 대표 작품 속 문장들을 발췌했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비슷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다 제각각으로 불행하다”처럼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인상적인 소설 속 문장들을 모았다.
 이 책에 실린 문장들은 읽고 쓰기만 해도 좋지만 외우면 더 좋은 문장들이다. 좋은 문장을 외우면 그 문장이 몸의 일부가 되고,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저자는 이것이 우리가 흔히 ‘교양’이라고 부르는 미덕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억지로 외우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울림과 여운을 안겨주는 문장은 특별히 외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읽고 쓰는 사이 저절로 우리 가슴에 깊이 새겨질 것이므로.
 곧 흐드러지게 피어날 벚꽃잎에 아로새기고픈 이 시대의 명문장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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