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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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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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걸 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현재 (한)반도 정세는 칼을 뽑고 활시위를 당긴 상황으로 화약 냄새가 가득하다.”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8일 오전 ‘양회’ 기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은근슬쩍 쏴 붙이는 비유가 묘한 여운을 남긴다.
 지난 7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를 싸잡아 나무란 것이다. 그러면서 “만약 긴장이 더 격화돼 통제할 수 없게 된다면, 각국 모두에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과 북이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다.
 김정은은 “위력 있고 정밀화, 소형화한 핵무기들과 운반수단을 더 많이 만들라”며, 실전 배치한 핵무기로 미국과 한국을 선제 타격하겠다고 협박했다.
 외국에 나가 있는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최근 한반도 정세를 보니 조마조마해서 잠이 오지 않는 단다.
 그런데 과연 우리 국민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대부분 ‘설마, 무슨 일 있으려고…….’ 정도다. 수시로 있어왔던 일이라 ‘그러려니…….’ 하고 산다는 것이다.
 증권시장도 흔들림이 없고, 정치권은 4·13 총선으로 연일 시끌벅적하다.

 북한에 맞대응하는 군과 정부당국자의 성명만 난무할 뿐, 우리 사회 전반에 긴장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사회 불감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꼭 일이 터지고 나서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으로 야단법석을 떤다.
 천안함 사태가 그랬고, 세월호 참사가 그랬다. 인천 영종대교 106중 연쇄 추돌, DMZ 목함지뢰 사건,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등 각종 대형 사건 사고 뒤에는 불감증이라는 주범이 도사리고 있었다.
 정부가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을 당부하지만 귀담아 듣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금수보다 못한 살인 사건이 끊이지 않고, ‘고독사(孤獨死)’ 가 범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지만 우리 사회의 불감증이 개선되지 않는 한 대책이 없다.
 북한이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핵무기연구소를 찾은 김정은이 소형 핵탄두 모형 앞에서 지도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북한의 소형 핵탄두 개발 성공 주장은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핵·미사일 포기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소형화한 핵탄두와 KN-08 실전 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하지만, 섣부른 오판은 엄청난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은 불안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럭비공 같은 김정은의 행동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불감증에서 깨어나도록 국민 모두가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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