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날’을 보내며 생각하는 물
  • 정재모
‘물의 날’을 보내며 생각하는 물
  • 정재모
  • 승인 201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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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 어제였다. 이날을 맞아 곳곳에서 관련행사가 열렸다. 지자체들도 저마다 기념식과 수원지 정화 활동, 포럼 같은 각종 행사를 벌여 물 문제의 중요성과 그 부족함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물의 날은 인구와 경제활동의 증가로 수질이 오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여기저기서 먹는 물 부족현상이 벌어지자 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유엔아 제정한 날이다. 지난 1992년 6월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연합환경개발회의 (UNICED)의 권고를 받아들여 같은 해 11월 UN총회가 제정을 결의했다. 이로써 국제사회는 자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들의 물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부터 정부와 지자체 주도로 물의 날 행사를 벌여왔다. 물의 날에 즈음하여 우리 모두는 물 문제를 정말 진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의 물 걱정도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도 그랬듯이 우리는 해마다 물의 날을 맞아 행사를 펼치고 물 부족의 미래를 걱정하는 소리들을 내오고 있다. 하지만 과연 물 문제를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사람들은 아직까지 물 문제를 그리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이 그야말로  물 쓰듯이 물을 쓰고 있는 실태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최근 30년래 연간 평균 강우량이 1000~1200㎜ 가량인 우리나라는 남해안의 일부 섬 지역을 제외하면 물 걱정은 거의 않고 살아온 셈이다. 그러나 평균 강우량이 그렇다 하더라도 조금 미시(微示)적으로 들여다보면 시기별로, 지역별로 강수량이 조금 덜한 지역은 상수도 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
 비가 좀 흔한 여름철에는 강과 하천에 철철 넘쳐흐르는 게 물이지만 이를 가두어 두지 못하고 90% 이상을 흘려보내버린다. 그러다가 강수량이 비교적 적은 봄가을 겨울철은 한 달만 가물어도 그야말로 난리가 나는 게 우리나라 물 사정이다. 비단 섬지역이 아니더라도 상수도와 간이상수도가 시설돼 있는 지역조차 소방차로 식수를 공급하는 경우를 우리는 거의 매년 보아온다.

 국민 1인당 연간 물 사용 가능 양이 1000톤 미만은 물 기근국, 1000~1700t은 물 부족국, 1700t 이상은 물 풍요국가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도 물 사용 가능 양이 1488t이었다. 오는 2025년엔 1300~2000t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2014년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 양은 OECD 가입국 중 최하위권인 129위라고 한다. 당연히 우리도 물 부족국가인 것이다. 유엔은 물의 날을 제정한 이듬해인 1993년에 이미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로 분류해 놓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많은 국민 모르고 있다. 자원이 없는 나라라고 해도 물 하나는 별 걱정 없는 나라인 걸로 막연히 생각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물을 ‘물 쓰듯이’ 써오는지 모를 일이다. 환경부가 최근 발간한 ‘2014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1인당 하루 수돗물 사용량은 2014년 말 기준 280ℓ로 독일 150ℓ, 덴마크188ℓ, 호주 224ℓ 보다 물 사용량이 많았다.
 TV가 가끔씩 비춰주는 아프리카 사막 같은 곳의 극단적인 물 기근만이 물 부족인 걸로 생각하면 잘못이다. 우리는 물이 수도꼭지에서 단 하루라도 나오지 않으면 살 수가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 물탱크 청소하느라 하루만 물이 안 나와도 그 불편을 참아내지 못하는 우리네가 된 지도 오래다.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물 부족 상황에 대한 대책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소규모 댐이나 소류지 건설, 누수율이 30~40%에 이른다는 상수도의 노후관 개체, 각 가정 단위의 빗물 활용의 시책화 등 다양한 방안들이 있다. 필요한 대비책들이다. 그러나 이런 대책에 앞서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것은 개개인이 수돗물을 아끼는 일이다.
 온 국민이 생활 속에서 물 절약만 잘 실천한다면 큰돈 안 들이고도 우리는 향후 당분간 물 걱정은 안 해도 좋을 것이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변기 수조에 벽돌 한 장을 넣어 물을 아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는 이 시대 우리 모두가 본받고 실천해야 할 덕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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