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갈 수 없어 더 아름다운 오지마을 찾아…
  • 이경관기자
쉽게 갈 수 없어 더 아름다운 오지마을 찾아…
  • 이경관기자
  • 승인 20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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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상·전라·충청·경기도 알차고 매혹적인 여행지 55곳 소개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혼자 떠나는 여행도 외롭지 않은 것은, 아마 그 길을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발자취 때문이 아닐까.
 뚜벅뚜벅, 낯섦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사람에게 친절히 손을 내미는 책이 있다.
 이원근 작가의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이 책은 따뜻한 글과 사진으로 여행산문집의 또 다른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달’ 출판사가 론칭한 실용 브랜드 벨라루나 정통 여행 안내서 ‘한뼘여행’시리즈의 첫 책이다.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는 우리나라의 걷기 좋은 길을 찾아다닌 여행가 아버지와 그 길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여행가 아들, 천상‘여행쟁이’일 수밖에 없는 부자(父子)의 동행에 대한 기록으로 오지마을 안내서답게 무심하고 담백하다.
 저자는 지역별로 강원도 32곳, 경상도 10곳, 전라도 8곳, 충청도 3곳, 경기도 2곳으로 총 55곳의 오지마을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들이 안내하는 오지는 찾아가기 불편치 않고, 볼거리가 없지도, 할 일이 없지도 않다.
 짧은 주말을 이용해 다녀오고 싶은 알찬 여행지, 매혹적인 여행지가 한 가득이다. 대부분 공기가 좋고,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거대한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몽돌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며 몽돌이 서로 몸을 비비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바닷가에 돌을 던져보다가 멀리 계시던 해녀 한 분을 하마터면 다치게 할 뻔했다. 해녀는 망에 무언가를 담아서 육지로 나오셨다. 무엇을 따신 거냐고 여쭤보니 집에 있기 답답해서 그냥 이것저것 딴 거라고 하신다. 옆에서 구경하던 관광객이 자신에게 팔면 안 되냐고 하니 만 원만 달라 하고는, 그렇게 전부를 주고 가셨다.”(260쪽 ‘여차마을’ 소개 중)
 책은 여행지의 상세한 정보만 빼곡하게 들어 있던 기존의 여행 안내서와는 달리, 그곳의 매력과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강에서만 피어나는 동강할미꽃, 정선의 정선아리랑, 콧등치기국수, 월외마을의 달기약수백숙, 오대산 경남식당 예림 할머니의 장아찌, 봉성마을의 숯불구이 등 그곳만의 특별함이 가득하다.
 또한 테마별로 소개하는 마을도 구미를 당기게 한다.
 꽃을 보러 가기에 좋은 마을로는 복숭아꽃으로 마을 전체가 분홍빛으로 물드는 월등마을(310쪽), 만개하는 꽃과 사찰의 조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조계산의 굴목재(302쪽), 사람 키보다 높게 자라나는 짙은 철쭉이 군락을 이루는 흥부마을(286쪽), 노란 꽃을 가득 피우는 산수유나무가 줄을 지어 서 있는 산수유마을(321쪽) 등이다.
 특히, 스무 개가 넘는 우리나라의 계곡을 소개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찾지 않아 물이 아주 맑은 곳만을 선택했다. 수심이 얕아서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안전하게 여름을 즐길 수 있는 계곡, 빙하시대에 살던 열목어가 서식하는 대현마을의 계곡(229쪽), 폭포가 가까이에 있고 물줄기가 대단하여 어느 곳보다 우렁찬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고라데이마을의 계곡과 이끼가 아주 많아서 푸른빛을 실컷 즐길 수 있는 봉명리의 이끼계곡(106쪽) 등 수많은 계곡이 있다.
 비밀인 것마냥 조심스레 공개하고 있는 곳도 있다. 아는 사람이 몇 없는 곳이기도 하고 장관을 연출하기도 하고 자연이 보존되고 훼손되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조계산 굴목재(302쪽)의 선암사는 절과 꽃의 조화가 대단히 아름다워 꽃놀이를 좀더 색다른 광경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내장산 반월마을(278쪽) 같은 곳도 마찬가지이다. 꽃놀이나 단풍놀이를 사람에 치이지 않으며 즐기면 좋겠다는 마음에 아낌없이 그곳을 소개하고 있다. 한치마을의 소금강 옛길(72쪽), 연가리마을(171쪽) 등도 낱낱이 공개된다.
 저자는 말한다. “그냥 걷고 싶어지고, 든든한 식사를 하고 싶어지고,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만나 몇 마디 나눠보고 싶어지는 것. 그것이 여행”이라고.
 안내해 줄 여행 책 손에 들고, 일단 떠나보자. 때론, 예상치 못했던 만남이 나를 웃고 울리며 그것이 여행이고 또 그것이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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