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쓰레기통 몰고 갈 후보 걸러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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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쓰레기통 몰고 갈 후보 걸러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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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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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1981년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가입할 당시 그리스는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5%, 재정적자 3%, 실업률 2~3%의 경제 우등국이었다. 그러나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의 사회주의운동당이 집권하면서부터 운명은 반전됐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였던 그가 취임 후 처음 한 말은 “국민이 원하는 건 다 주라”였다.
 이후 노동자임금, 최저임금이 끝없이 인상되고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전 계층으로 확대됐다. 국민의 퇴직금은 최고연봉의 95%에 이르러 근로 의욕과 직업윤리가 땅에 떨어졌다. 기업들은 임금상승, 해고제한, 각종 조세부담의 증가로 투자·고용을 회피해 사라져 갔고, 지금은 그리스 GDP의 90% 이상을 관광과 해운업에 의존하게 됐다.
 올 1월 그리스의 실업률은 25.7%. 청년실업률은 50.1%에 이르렀다. 국가기관은 섬을 판다고 하고, 고급 직업여성들은 매춘에 뛰어들고, 시민들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 나라가 거덜 나도 국민은 사회당 정권에 열광해 2009년 안드레아스 아들 게오르기오스를 집권시켰다. 포퓰리즘은 정치가의 권력을 키우고 유지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정치가들이 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을 심판하지 못하는 국민은 그들의 포로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 선거는 복지 포퓰리즘 공약이 상승 확산하는 모양새였다. 지방자치단체장들까지 전염되어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취업자에게 ‘청년수당’을, 성남시장 이재명은 19~24세의 청년 모두 ‘청년배당금’을 주겠다고 선포했다. 대전 대덕구는 ‘장수축하금’, 고양시는 ‘효(孝)수당’ 등 덩달아 전국에 퍼지는 형세였다. 4월 총선에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이 모두 미취업 청년들에게 월 50만~60만원씩 청년수당 공약을 제시하는 사태를 맞았다.
 국고를 자기주머니로 여겨 국민에게 인심 쓰는 행태는 유권자 매수행위이기 때문에 포퓰리즘 수법 중 가장 저열한 것이다. 청년들에게는 자립의지를 죽이고 장래 거지로 키우는 미끼가 된다. 야당은 세금도 모자라 국민연금까지 복지공급에 쓰겠다는 공약까지 동원했다.
 포퓰리즘은 ‘망국의 병’이다. 이 병에 한번 걸리면 무엇보다 국민이 타락하기 때문에 회복을 기대할 수 없게 한다. 로마, 아르헨티나 등 역사적으로 이 병이 창궐했던 나라들은 쇠망했다.

 김종인 씨는 더민주 대표가 된 후 가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경제민주화’가 2017 대선의 시대정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만 하면 영원히 못한다”고 하였으며, 과거의 경제정책은 ‘대기업 중심’이었으니 이를 “소외시켰던 사람들을 위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에선 강봉균 선대위원장이 친기업적 정책을 제시하고, 선심성 복지사업공약 수정하는 방향으로 “총선 공약부터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20대 총선은 보수여당과 야당이 오랜만에 자신의 깃발을 세우고  표심을 구하는 이념과 정책대결의 승부장이 될 수 있다.
 한국 야당은 과거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 등을 시대정신이라 주장하여왔다. 그러나 여당은 국민이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적 가치가 무엇인가, 자신의 지지자들의 시대정신이 어디에 있는 가 고민없이 야당과 복지 포퓰리즘 경쟁에만 몰두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김종인 씨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해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공약을 내세웠다. 
 ‘시대정신’이란 한 시대 사람들이 가지는 보편적인 정신자세나 태도로 정의된다. 그러나 우리가 상식적으로 지칭하는 시대정신이란 국민·공동체의 생존과 발전에 요구되는 대중의 정신적 태도나 가치를 의미할 것이다.
 늦게나마 보수정당이 본분을 자각한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보수·진보 양당정치를 하는 나라라면, 양당이 복지 퍼주기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총선에서 국민에게 경제민주화·보편적 복지주의인가, 기업친화·선별적 복지주의인가, 선택할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번 선거가 여당의 공천 잡음으로 정책이슈가 희석되지 않았다면 여야 건곡일척의 시대정신의 대결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4·13선거가 새로운 시대정신과 미래발전코스를 설정하는 새 지평을 열었으면 한다. (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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