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성공비결? … “장사꾼이 아니라 예술가 되라”
  • 이경관기자
프로듀서 성공비결? … “장사꾼이 아니라 예술가 되라”
  • 이경관기자
  • 승인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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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프로듀서론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손 안의 기계로 온 세상사를 알 수 있는 시대, 대중문화의 홍수시대다. 매일 매일, 매 분, 매 초마다 문화는 쏟아진다. 말 그대로 쏟아진다.
 문화의 홍수 속,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은 극소수다. 특히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문화콘텐츠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수준 높은 기획물을 제작하고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역량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20여 년간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프로듀서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이 자신의 프로듀서론을 담은 ‘이럴 줄 알았다’를 최근 출간했다.
 “하지만 한시도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분명코 프로듀서는 무대 예술의 한 축을 담당하는 예술가라는 것이다. 아직도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서 온탕 냉탕 오가기를 반복하는 내가 이른바 프로듀서론을 쓰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나는 미래의 프로듀서들이 장사꾼이 아니라 예술가가 되기를 바란다.”(12쪽)
 한국의 뮤지컬 시장은 지난 2000년 이후로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뮤지컬 시장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뮤지컬 기획과 제작에 전념하며 한국 공연문화의 지형을 뒤바꾼 이가 바로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프로듀서다.
 그는 ‘맘마미아’, ‘시카고’, ‘아이다’ 등 제작하는 뮤지컬마다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국내 최장기 공연 및 최다 공연, 최다 관객 동원, 최대 매출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공연계 미다스의 손’이다.
 또한, 조정래 작가의 소설을 무대에 올린 ‘아리랑’ 등 대형 창작 뮤지컬을 꾸준히 기획하고,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제작하는 국내 유일한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그는 프로듀서에 대한 정의도, 역할도 뚜렷하지 않았던 시절부터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가며 프로듀서의 위상을 정립해온 국내 1세대 프로듀서로서, 수많은 성공과 실패의 부침을 겪으며 벼려낸 보석 같은 깨달음을 오롯이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에는 작품 선택부터 제작, 홍보까지 프로듀서가 실제 경영현장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고민들이 담겨 있다.
 ‘어떤 작품을 올려야 하는가?’, ‘프로듀서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프로듀서는 예술가인가 사업가인가?’, ‘배우 기용의 원칙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등 프로듀서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문제들이다.
 그는 프로듀서를 “예술가들이 완벽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면서 “공연이 성공하면 모두의 것이 되지만, 실패하면 모두의 책임감의 총량보다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가 바로, 프로듀서”라고 말한다.
 “나는 관객이 좋아할 것 같은 작품을 해오지 않았다. 솔직히 관객이 어떤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지도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내가 기획하고 제작한 작품이 관객의 큰 호응을 받은 적은 많지만 흥행이 되겠다, 돈이 되겠다 해서 만든 작품은 없다. 내가 무대를 상상하는 동력, 작품을 제작하는 동력은 두근두근 뛰는 내 가슴이다. 창작이든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든 고전이든,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의미가 불명확한 말인 줄 안다. 그래서 여태까지 내 가슴을 뛰게 했던 작품들을 예로 들면서 이야기를 시작할 참이다.”(95쪽)
 그는 국내 최초 라이선스 계약 체결, 공개 오디션 개최, 근로계약서 도입 및 창작 뮤지컬 제작 등 국내 공연시장의 질적 향상과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해왔다.
 책 속에서 그는 목표 공유, 예술가적 안목, 팀워크 관리, 인재 양성, 신뢰의 경영 구축 등 프로듀서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친절히 설명한다.
 특히 그는 “프로듀서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도전’”이라며 “성공에 안주하거나 실패에 좌절해 포기하지 말고 언제나 새로운 일에 과감히 도전하는 자세가 프로듀서에게 가장 중요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많은 제작사들이 대중적인 성공 가능성만을 타진하다 보니 비슷비슷한 작품을 올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는 “처음부터 대중성을 갖고 태어나는 작품은 없다. 대중성이든 예술성이든 만드는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서 갖춰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업가의 길이 아닌, 예술가의 길을 택한 박명성. 평탄하지 않았을 그 길 속에서 우리의 문화는 한 뼘, 두 뼘 성장했고, 오늘도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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