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 농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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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색 농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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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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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프란(saffraan) 꽃에서 채취하는 선명한 오렌지빛깔 속엔 `역사’가 있다. 고대 그리스, 아일랜드에서는 왕이나 왕족의 전용색이었다는 것이다. 그들만이 사프란으로 물들인 린네르 망토를 두를 수 있었다든가 하는 이야기다.로마제국의 네로는 이 꽃의  향기를  매우 좋아해 나들이 때면 로마거리에 사프란 꽃가루를 미리 뿌려놓도록 했다고 한다.
 사프란은 염료로만 쓰는 게 아니다. 화장품, 향료,약용, 요리에도 쓰인다. 문제는 그 희귀성 때문에 부자가 아니고는 엄두도 못낼만큼 비싸다는 것이었다.꽃가루 1온스를 만드는 데 4천송이가 필요했다니 그럴 법도 하다. 암술머리만을 모아 가열- 건조한 뒤 가루로 만들었다.
 사프란처럼 옛날부터 염료로 쓰인 식물 가운데 하나는 꼭두서니다. 꼭두서니는 뿌리의 심과 겉껍질 사이에 붉은 층이 있다. 이것을 염료로 만들어 물들인 천을 두른 이집트 미이라가 발견됐고 보면  그 역사 또한 뿌리 깊다. 19세기 후반까지 널리 쓰인 꼭두서니의 주홍빛깔은 터기제품이 으뜸이었다.`터키의 주홍빛’이란 이름이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었다.따라서 그 제조법은 몇 백년 동안 비밀이었다.
 우리의 황토빛깔이 그러하듯 모든 염료가 식물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티레의 보랏빛’이 그 하나다. 고대 페니키아의 수도인 티레 상인들이 퍼뜨린 빛깔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독특한 보랏빛은 붉은 소라의 체액이 원료다.이 빛깔 또한 특권의 상징이었다. 네로 시대엔 왕족 아닌 사람이 이 빛깔로 옷치장을 했다간 사형과 재산몰수를 각오해야 했다.
 포항시 농업기술센터가 황토나 농림부산물을 천연 염색 재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고 어제 본보가 소개했다. 자연염색기술사 자격시험에도 벌써 여럿이 합격했다. 쪽이나 홍화, 메리골드같은 염료식물을 대체할 농작물 재배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농외 소득의 길이야 많을수록 좋은 일 아닌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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