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축소판 몸이 전하는 스펙터클한 이야기
  • 이경관기자
삶의 축소판 몸이 전하는 스펙터클한 이야기
  • 이경관기자
  • 승인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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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중혁, 영화·책 등 문화 콘텐츠서 발견한
32편의 글 통해 내면과 일상에 드러난 몸 그려내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특정한 시기에 자신을 사로잡은 주제나 소재를 다방면으로 파고들어가 집중적으로 써내려가는 소설가 김중혁.
 그런 그가 이번에는 ‘몸’을 주제로 다섯 번째 에세이집 ‘바디무빙’을 출간했다.
 “몸이 겪는 스펙터클한 경험과 몸이 말하는 언어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써보고 싶었다”는 그는 영화와 스포츠, 드라마, 책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문화 콘텐츠와 현상에서 발견해 쓴 32편의 글을 통해 인간의 몸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보여준다.
 “길 가다 가끔 사람들의 몸을 몰래 볼 때가 있다. 한 사람의 몸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나는 몸을 보면서 그 사람의 삶을 상상해보곤 한다.”

 여러 삶을 겪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유연성과 상상력은 소설가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김 작가에게 사람의 몸은, 삶의 축소판이자 서사의 원천으로 그것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영화 ‘그래비티’에서 스톤 박사 역을 맡은 샌드라 불럭의 허벅지와 종아리를 보자. 사고로 딸을 잃고 부유하듯 살아가던 그녀이다. ‘일어나서 일하러 가고, 그냥 운전만 했다’라고 그녀는 말하지만, 그녀의 몸은 그게 전부가 아님을 보여준다. 상실감을 이겨내기 위해, 두 다리로 삶의 지평에 우뚝 서기 위해 그녀가 남몰래 뛰고 걸었을 시간들을, 그녀의 몸은 상상하게 해준다.
 또 가난한 오누이가 신발 한 켤레를 나누어 신는 장면이 인상적인 영화 ‘천국의 아이들’과,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속죄’에서 로비가 구멍난 양말을 숨기려고 좋아하는 사람의 집에 신발과 양말을 벗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는 장면은, 어릴 적 ‘브랜드 운동화’를 갖고 싶어 멀쩡한 운동화를 찢었던 작가의 경험담과 맞물리며 ‘발’에 대한 또하나의 애틋한 이야기로 재구성된다.
 김 작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다스릴 수도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나의 내면과 일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몸을 곰곰이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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