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제갈양(諸葛亮)은 심리전의 고수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남만 정벌에 나선 그는 소수 종족들의 지도자 가운데 하나인 맹획(孟獲)을 사로 잡는다. 그러나 촉군의 진영을 샅샅이 보여주고는 풀어준다. 잡고 풀어주기가 일곱 번이나 되풀이 됐다. 일곱 번째 풀어주자 맹획은 시쳇말로 ‘충성맹세’를 했다. 다른 소수종족 지도자들도 그 뒤를 따랐다. 삼국지에 나오는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다.
구미에서 40대 음주운전자가 적발 일곱 번만에 처음으로 구속됐다. 마지막 적발 때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87%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구미판 ‘칠종칠금’이다. 제갈양은 일곱번 째에도 풀어줬지만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구속으로 마무리 지은 게 차이라면 차이다. 일용직 근로자여서 계속 벌금형으로 풀려난 것 같다고 한다. 칠종칠금은 국어사전에도 표제어로 올라있다. 잡고 놓아주기를 마음대로 한다는 비유로 풀이돼있다.
강원도 속초에서도 함께 술마신 여자친구에게 운전대를 맡긴 젊은이가 입건됐다. 음주운전 방조혐의다. 안동의 한 경찰관도 음주운전 사고를 저질렀다. 게다가 술자리엔 동료 경찰관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방조죄’가 아니냐는 논란까지 벌어진 상태라고 한다. 아마도 ‘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어서 ‘제 식구 감싸기’를 하다가 벌어진 논란인 모양이다. 안동 경찰관의 음주운전 사고는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그게 어디 안동뿐이랴. 같은 경찰이라고 칠종칠금하다가 못된 버릇을 키워준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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