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집단 탈북에 얼마나 충격받았기에
  • 한동윤
종업원 집단 탈북에 얼마나 충격받았기에
  • 한동윤
  • 승인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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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중국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북으로 김정은 체제가 패닉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을 앞세워 국정원에 의한 ‘강제납치’라고 주장하며 ‘송환’을 요구하는 것도 모자라 가족들을 서울로 보내겠다고 아우성이다. 일반 주민의 외국기자 접촉을 차단하는 북한이 종업원 가족들의 미 CNN 인터뷰까지 주선했다. 거의 발악 수준이다.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거의 다 평양 출신이다. 주체사상에 열성적인 중산층 이상 가정 출신이다. 이들이 집단 탈북했으니 북한이 발칵 뒤집힐 만하다. 게다가 북한 주민들이 “탈북 잘했다. 남한에서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는 반응을 보인다니 김정은의 속마음은 미루어 짐작이 간다.
 급기야 미국내 친북 인터넷 매체 ‘민족통신’은 북한식당 여종업원 중 한 명인 서모 씨가 단식투쟁 중 숨졌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민족통신은 “서 씨가 ‘공화국(북한)에 보내달라’고 단식투쟁 하던 중 사망한 사실이 민족통신에 의해 15일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청와대를 비롯해 국정원, 통일부 등은 쉬쉬하며 입을 다물고 당황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민족통신이 ‘사망’했다고 주장한 서 씨는 북한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TV’가 탈북 여종업원 북한 가족 인터뷰 영상을 시리즈로 내보낸 첫 대상이다. 이에 앞서 9일 북한 관변단체에서 발행하는 ‘메아리’는 ‘퇴직한 국정원 관계자’를 인용하여 “여성 종업원 여러 명이 단식투쟁하다 그 중 한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북한의 발작적 주장을 인용한 것이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정보 당국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서 씨는 동료 종업원들과 정부 합동신문을 받고 있다”며 “근거 없는 사망설을 흘리는 것은 남남 갈등을 노리는 전형적인 유언비어 공작”이라는 것이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도 “귀순한 여성들 건강상태는 좋다”며 “‘단식 사망’ 주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북한과 ‘민족통신’ 주장이 남한에서도 유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 매체가 민족통신을 인용해 종업원 서모 양이 ‘공화국으로 보내달라’고 단식투쟁하던 중 사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박근혜 정부는 꽃다운 혈육, 동포, 북녘 여성들의 건강이 상하지 않게 하루 빨리 보내주고 사죄와 피해 보상을 해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종업원 단식 사망 주장이 나오자 ‘민변’이 탈북 종업원 변호사 접견을 신청하고 나섰다. 민변 요구에 국정원은 종업원들의 법적 지위가 형사피의자도 난민도 아니기 때문에 허용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그러자 민변은 종업원 가족만이 신청할 수 있는 인신보호법에 따른 인신보호구제신청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민변’이 인신보호구제신청을 거론하자마자 평양에 있던 민족통신 노길남은 18일 종업원 가족들을 만나 민변에서 인신보호구제신청 요건으로 제시한 가족 위임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노길남의 주장이 나오자 민변 통일위 채희준 변호사는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제출해 판문점 등에서 북측 가족 접촉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입체적인 압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국가정보원 인권보호관 박영식(51·여) 변호사가 식당 종업원 13명을 여러 차례 면담한 뒤 20일 조선일보와 인터뷰했다. “한국에 도착한 13명(여종업원 12명, 남성 지배인 1명) 가운데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변호사는 북한과 일부 친북(親北) 매체가 ‘여종업원 중 한 명이 북송을 요구하며 단식하다 사망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그걸 믿느냐”고 반문했다. 박 변호사는 “13명 모두 건강하게 잘 있다는 건 분명하게 말씀 드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종업원들은 남한 뉴스도 보고, 바깥으로 견학도 나가면서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종업원 13명을 일일이 만나 ‘민변 접견을 하겠느냐’는 의사를 물어봤다”며 “13명 모두 거절했다”고 전했다.
 북한과 친북 매체의 탈북 식당 종업원 1명 사망 주장에서 저들이 얼마나 식당 종업원 탈북에 충격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꽃다운 처녀들의 집단탈출보다 더 끔찍한 건 그 사실과 내용까지 조작하려는 무모한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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