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 금리, 가계부채 관리 신경써야
  • 연합뉴스
사상 최저 금리, 가계부채 관리 신경써야
  • 연합뉴스
  • 승인 2016.0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관리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년 만에 금리를 내렸다. 이로써 한은의 기준금리는 또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리 인하는 장기침체의 늪에 빠진 경기를 관리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다. 최근 경기는 일시적인 회복 기미를 보이다 다시 부진한 양상으로 꺾이는 조짐을 보였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충격을 받았던 작년 2분기(0.4%)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진행될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산업생산이 위축되고 실업이 증가하면 경제가 경착륙할 수 있어 선제로 경기에 ‘군불’을 때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이 애초보다 2~3개월가량 미뤄지면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내외금리 차 축소로 국내의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향후 미국의금리를 올릴 때 한은의 금리 인상 여력이 확보된 셈이다.
 그러나 금리를 내렸다고 해서 경기가 살아날 것인지는 미지수다. 한국은 2012년하반기부터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고, 물가상승률도 물가안정목표를 밑도는 장기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불투명한 경제 전망과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금리를 내려도 기업이 투자에 나서지 않고 가계가 소비를 확대하지 않는다.
 올해 1분기에 국내 총투자율은 27.4%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고 가계는 소비하지 않고 저축만 늘려 총저축률이 36.2%로 1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만 초래할 우려가 적지 않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12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1223조7000억원으로 20조원 이상 더 늘었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여신심사를 강화하자 금리가 훨씬 높은 제2 금융권 대출이 증가했다. 1분기 가계부채 증가액 20조6000억원 가운데 은행 대출은 5조6000억원(27.2%)에 불과하고 나머지 15조원(72.8%)은 비은행권에서 빌린 금액이었다. 높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소득, 저신용 가계가 제2금융권을 많이 찾은 ‘풍선효과’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있다.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고, 증가한 가계부채가 향후 금리 인상 때 금리 부담을 가중해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작동하게 해서는 안 된다. 금융당국은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계대출 억제책 마련을 포함해 적극적인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