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윤상현, 자중하고 화합하라
  • 한동윤
유승민·윤상현, 자중하고 화합하라
  • 한동윤
  • 승인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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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6일 제20대 총선 공천 파동 당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 7명에 대한 복당을 전면 허용하기로 결정하자 당이 한때 극심한 분란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의 ‘파문’(破門)한 유승민 의원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유 의원 복당을 저지해야 할 ‘친박’은 ‘비박의 쿠데타’라고 발끈하고 복당에 앞장선 정진석 원내대표를 ‘파문하겠다’고 나섰다.
혁신비대위 결정은 그 걸로 확정된다. 친박이 의원총회를 열어 유승민 복당 결정을 뒤집겠다고 했지만 화풀이에 불과하다. 친박이 흥분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게된 것이다.‘유승민 복당’에 가장 속이 쓰릴 청와대도 속은 부글부글 끓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고 물러서는 모습이다. 이렇게 해서 유승민 의원은 당에 돌아왔다. 동시에 비박이 속으로 벼르는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도 복당이 허용됐다.
무소속 7인은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의원들이다. 언젠가는 새누리당 복귀가 예상된 인물들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들의 복당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새누리당 후보를 낙선시켰지만 그건 새누리당 공천이 잘못이라는 증거일 뿐이다. 국회의원이 이념과 노선이 맞는 정당에서 활동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유승민·윤상현 의원 복당 결정은 누가 봐도 합당하지 않다. 복당이 어쩔 수 없었다 해도 그 과정이 잘못됐다는 얘기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과의 불화로 공천 탈락한 주인공이다. 그는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국회법 파동’을 일으켜 박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물러난 장본인이다. 물러나면서 ‘헌법 제1조’ 운운하며 박 대통령의 통치를 정면 공격했다.

더구나 그는 새누리당 총선 참패의 원인 제공자다. 그의 공천 여부로 새누리당이 갈팡질팡하면서 수도권 민심이 멀어졌고, 그는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영남의 무소속 들과 연대해 새누리당 후보 낙선운동을 벌였다. 유 의원 복당이 불가피했다지만 총선을 전후한 행적에 대해 유 의원은 한마디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당선된 뒤 “보수 개혁”을 외치며 새누리당을 간접 비판해왔다. 그런데 한마디 해명조차 듣지않고 느닷없이 그의 복당을 결정해버렸다.
윤상현 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는 김무성 전 대표가 ‘공천살생부’를 발설하자 “김무성 죽여버려” 운운하는 욕설을 퍼부었다. 선거 막바지에 터진 그의 막장 언행으로 새누리당은 선거에서 크나큰 손해를 봤다. 그는 당선됐지만 수도권의 민심이 새누리당으로부터 멀어지는 계기를 제공하고 말았다. 그런 윤 의원이 막말에 대한 해명도 없이 새누리당 복당이 결정됐다.
유·윤 의원 복당을 결정한 새누리당은 ‘기억력 3초’에 불과한 물고기를 닮았다. 불과 두달 전 ‘공천해서는 안 될 후보’로 낙인 찍어 탈락시켜 놓고 선거에서 당선되자 슬그머니 복당시키는 모습이 그렇다. 국민은 유·윤 두 사람의 언행을 상세히 기억하는 데 새누리당만 망각한 게 아닌지 의심스런 결정이다. 무소속 일괄 복당은 현실적으로 실익도 별로 없다. 명목상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원내제1당’ 위치를 회복했다지만 국회의장을 더민주당에 넘긴 상태다. 예결위 같은 노른자위 상임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이 천천히 합당한 절차를 밟아가며 해도 될 유·윤 의원 복당을 무슨 ‘야반도주’하듯 결행함으로써 분란만 야기하고 말았다. 친박과 비박 사이의 감정의 골만 재확인한 셈이다.
유·윤 의원 복당이 기정사실이 된 이상 두 의원은 새누리당에 끼친 해(害)를 반성하면서 자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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