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성, 스위스·베네수엘라 중 어느 쪽?
  • 한동윤
우리 국민성, 스위스·베네수엘라 중 어느 쪽?
  • 한동윤
  • 승인 2016.0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매월 ‘조건 없이’ 모든 성인에게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원),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650스위스프랑(약 77만원)을 지급하는 안건이 지난 6월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무려 국민의 76.9%가 반대했다. 압도적 반대다. 스위스 국민의 선택은 정상적 국가의 상식적 국민이 보여준 책임적 자유민주주의의 정수(精髓)다.
스위스 국민들이 ‘무상·과잉복지’를 단칼에 거부한 바로 그 때 세계 1위 원유매장량을 자랑하는 ‘사회주의 천국’ 베네수엘라는 바로 그 ‘무상·과잉복지’로 식량 폭동이 일어나 아비규환을 연출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6월 보도했다. 정부의 식량 배급 부족에 항의하는 행진을 벌이다 슈퍼마켓과 식료품점을 약탈하는 폭동이 2주 동안 50차례 넘게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식량 수송 트럭은 무장경호대 호위를 받고, 빵집 앞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으며, 경찰은 식량 약탈 주민들에게 고무탄환을 발사했다. 고무총탄으로 네 살배기를 포함해 최소 5명이 숨졌다. ‘무상복지, 과잉복지는 인간의 악성(惡性)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국가를 망하게 한다’는 교훈이 베네수엘라에서 입증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어코 일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정부가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는데도 4일부터 3000명의 지급 대상자 신청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박원순 표 ‘청년수당’은 ‘서울에 1년 넘게 거주한 19살에서 29살 사이 직장을 구하는 청년’에게 한 달 50만원의 활동비를 현금으로 지급한다. 6개월 동안 1인당 ‘3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말이 ‘청년수당’이지 한마디로 ‘공돈’이다.
특히 서울시가 청년수당 지급 대상에 ‘취업이나 창업과 무관한’ 개인 활동, 단순 사회참여활동(시민단체) 등의 활동을 포함시켜 정부의 반발을 자초하고 있다. 시민활동가 출신인 박 시장이 시민단체 활동 청년들을 선별 지원하는 자금으로 ‘청년수당’을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20대 시민단체 활동가 중 다달이 50만원씩 ‘박원순 장학금’을 받는 ‘박원순 키즈’ 3000명을 양성하려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복지부는 “청년에 대한 국가 정책은 근로의지를 북돋우고, 구직활동을 통해 취업에 성공해 궁극적으로 청년의 자립을 지원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므로 급여항목 중 순수 개인활동, 단순 사회참여활동 등 취·창업과 연계성이 없거나 정부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항목은 제외하라”고 요구했지만 박 시장은 들은 둥 만 둥이다.
이런 가운데 동아일보는 어제 청년수당 사업 위탁 기관으로 박 시장 측근 유창복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마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마을’은 지난해 다른 위탁 사업 수행 때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적도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청년들은 박원순 청년수당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스위스 국민처럼 상식적·책임적 자유민주주의의 정신을 갖고 있을까? 아니면 베네수엘라 국민처럼 좌파정권이 베푸는 ‘공짜복지’에 취해 나라가 망하는 데 가담하고 있을까?
지난달 29일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청년이여는미래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20~30대 청년 504명을 대상으로 박원순 청년수당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반대한다”는 의견이 64.2%로 찬성(36.3%)의 2배에 육박할 정도로 많게 나타났다. “청년 자립의지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에 77%가 공감했고, “취업의지와 사회활동 참여의지를 보는 등 기준이 모호하다”에 94.8%가 공감했다. “연 3000명을 지원해서는 효과가 미미할 것”에도 83.8%가 공감 의견을 나타냈다.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청년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청년수당과 같은 직접적인 현금성 지원’에 공감하는 의견은 4.4%에 불과했다. 천만 다행이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스위스 국민들의 이성과 합리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박원순 청년수당은 서울시에 앞서 성남시가 먼저 시행했다. 우리는 “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공짜’를 좋아하는 국민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공짜’는 ‘양잿물’ 같은 독극물이라는 사실도 깨닫고 있다는 증거다. 서울시와 성남시는 베네수엘라의 실상을 제대로 보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