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부끄럽게 만드는 ‘TK 떼박’
  • 한동윤
‘TK’ 부끄럽게 만드는 ‘TK 떼박’
  • 한동윤
  • 승인 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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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대구·경북(TK) 출신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느낌을 숨길 수 없다. 어제 아침 조선일보에서 “공천 땐 ‘친박’, 국정엔 ‘떼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고서다. 그 기사의 부제는 “여권핵심 등 TK의원 21명 ‘사드 불만… 인센티브 달라’”, “대구 친박들, 신공항 무산 때도 ‘결정 수용 못한다’ 반발”, “총선 땐 ‘朴정부 뒷받침’ 내세우더니 국가적 사안에 등돌려”다. 대한민국 건국과 근대화를 이끈 TK의 자존심이 수렁으로 굴러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지난 4월 총선 때 TK ‘친박’의 선거전략은 ‘박근혜 마케팅’이 거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다. 박 대통령에게 등 돌린 ‘반박’을 공격했고, 분위기가 여의치 않자 떼로 몰려 무릎 꿇고 사죄까지 했다.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후보에게는 “선거 사무실에 걸린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반납하라”고 요구하는 치졸함을 보였다.
지금도 ‘친박’은 새누리당 당권을 잡기 위해 똘똘 뭉쳤다. 최경환 의원이 대표 출마를 포기하자 서청원 의원에게 떼로 몰려가 ‘출마’를 강권하고 있다. 서 의원은 머잖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을 망친 주역의 한 축인 ‘친박’이 당권에 집착하는 모습은 참으로 추하다.
‘친박’이 내세우는 것은 한결같이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박 대통령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다. ‘친박’이 당권을 잡아야 박 대통령의 레임 덕을 막고 야당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소야대’로 박 대통령의 레임 덕을 자초해놓고 뒤늦게 호들갑이다. 내년 대통령선거는 관심 밖이다.

조선일보가 ‘TK 친박’을 ‘떼박’이라고 싸잡아  비웃은 것은 한·미 군 당국이 13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를 공식 발표하자 TK 새누리당 의원 21명이 집단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를 비판했기 때문이다. “정쟁(政爭) 벌일 때와 공천 받을 때는 친박이라더니 국정(國政)에는 반박(反朴)들이냐”는 말을 소개했다.
이들 TK 의원은 국회에서 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TK 지역민들은 신공항 건설 무산으로 인한 실망에 이어 대구·경북 지역 사드 배치설로 불안감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 지역에 대한 국책 사업 지원 등 인센티브 마련’과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진실을 제대로 알릴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선정 기준을 소상하게 밝히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우리 지역으로 결정되는 것에 대해 시도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한반도 방어의 최적지임을 전 국민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에는 성주 출신 이완영 의원을 비롯해 친박 핵심 최경환,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김광림 의원, 강석호·곽대훈·곽상도·김상훈·김석기·김정재·김종태·박명재·윤재옥·이만희·이철우·장석춘·정종섭·정태옥·조원진·주호영·최교일 의원이 참여했다. 서명자 중 친박계가 최소 15명 이상이다. 무소속 홍의락 의원이 동참한 반면 새누리당 유승민·백승주·추경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불참했다.
‘사드’는 전쟁미치광이 북한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박 대통령의 결단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 속에 고심 끝에 나온 것이다. 북한내 핵시설을 선제 파괴하지 않는 한 ‘사드’ 외에 다른 대안도 없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운운했던 ‘친박’이 하루 아침에 ‘떼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욱 한심한 것은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진실을 제대로 알릴 것’을 요구하면서 ‘사드 배치 지역에 대한 국책 사업 지원 등 인센티브 마련’을 요구한 것이다. 시중에 난무하는 ‘사드 괴담’과 ‘사드 미신’을 진정시키기는커녕 ‘TK 떼박’이 부추긴 셈이다. 일본에 배치된 두 군데의 ‘사드’에 일본 국민 누구도 시비를 걸지 않는데 우리 ‘TK 떼박’이 ‘사드 전자파의 진실’ 운운하며 주민들을 선동한 꼴이다.
대구 친박들은 지난달 21일 동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났을 때도 “정부 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성명을 내고 집단 반발했다. 그 때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사드’는 국가안보에 직결된 사안이다. 아무리 ‘TK’ 위상이 추락했다 해도 ‘떼박’의 행태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웅도’(雄道) TK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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