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김무성 책임 있다” 왜 말 못하나
  • 한동윤
“청와대·김무성 책임 있다” 왜 말 못하나
  • 한동윤
  • 승인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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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개누리당(개+새누리당)·개저씨(개+아저씨)·자폐정당·좀비정당·앵그리버드당…. 새누리당이 4·13 총선 참패 반성문으로 17일 발간한 ‘국민 백서’에 포함된 노골적인 표현들이다. 당 출입기자와 사무처 직원, 정치전문가, SNS 이용자 등의 의견이다. 새누리당의 문제를 정확히 짚었다.
동시에 총선 패배 원인으로 계파 갈등, 대국민 소통과  정책 부재, 야권 분열에 기댄 안일한 선거 전략 등을 열거했다. 틀린 지적이 아니다. 그러나 ‘핵심’이 빠졌다. 선거 참패를 불러온 책임자를 ‘콕’ 집어 밝히지 못한 것이다. 오직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만 ‘단두대’에 올렸다.
공천 과정에서 ‘욕설’을 내뱉고, 유승민 의원을 잔인하게 쥐어짬으로써 수도권은 물론 대구·경북 유권자들까지 돌아서게 만든 이 위원장 잘못은 크다. 그러나 이 위원장에게 ‘완장’(腕章)을 채워준 배후(背後)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공천살생부’를 입에 올려 당 이미지를 무너뜨린 김무성 대표에 대한 지적도 안 보인다. 이러니 총선 백서가 ‘맹탕’이라느니, “새누리당이 아직 정신 못차렸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총선 패배를 반성하고 새롭게 출발할 생각이었다면 참패 원인을 냉혹하게 돌아봤어야 했다. 그건 ‘청와대와 김무성’의 책임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데서 출발한다. 총선 참패는 박근혜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을 뽑아달라”고 호소했을 때부터 불길한 신호가 켜졌다. 그 발언은 원내대표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어렵게 만든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탈락’을 예고한 것이었다. 그 발언 직후 이한구 위원장이 등장했고, ‘유승민 피 말리기’가 시작됐다. 유 의원은 국회법 개정으로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간섭 논란을 일으킨 끝에 자진 사퇴했다. 사퇴하면서 90도 허리를 숙여 박 대통령에게 사죄했다. 그러면서도 ‘헌법 제1조’(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인용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따라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가 유 의원 공천 여부를 심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당 이념과 노선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탈락시켜도 문제가 될 일은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을 탈락시킨 마당이다.

그러나 이한구 위원장은 공천 마감날까지 ‘유승민’을 몰아 넣고 쥐어짰다. 유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을 학살했다. 유 의원이 ‘출마포기’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유 의원은 공천 마감 직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결과는 새누리당 참패와 유승민 당선이다. 이 위원장이 막가파식으로 나가도 청와대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이한구 잘 한다”고 응원했는지 모른다.
이한구의 유승민 학살극이 벌어지는 가운데 ‘진박 마케팅’이 벌어졌다. 박 대통령이 말한 “진실한 사람”을 자처한 막장극이다. 마치 여왕(女王)에 충성을 맹세하는 노복(奴僕)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총선 참패 원인이 청와대에 있다고 밝히지 못한 새누리당 총선 백서가 한심한 이유다.
김무성 대표 역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 그는 ‘상향식 공천’을 마치 성경 말씀처럼 외우고 다녔다. 일반인 여론조사로 당 후보를 뽑겠다는 것은 정당의 후보공천권 포기에 해당된다. 그런데도 ‘상향식 공천’에 집착했다. 현역의원들을 구하기 위한 것이다. 그건 본인의 대권욕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의 고집 때문에 사방에서 상향식 공천의 문제점이 터져 나왔다. 인지도 높은 현역의원들이 여론조사를 왜곡하는 사례가 불거졌다. 김 대표가 ‘상향식 공천’을 외칠 때부터 예견된 사태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공천 살생부’라는 ‘폭탄’을 던졌다. 정두언 의원에게 “청와대에서 공천탈락 대상 명단을 내려 보냈다”고 한 것이다. 정 의원 폭로로 ‘살생부’ 발언이 알려지자 그는 사과하고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그랬던 김 대표는 공천 마감 직전 ‘옥새반란’을 일으켰다. 김 대표가 직인을 갖고 영도다리를 찾아간 시점은 더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던 때다. 새누리당 공천 허물이 더민주당 내분으로 어느 정도 가려질 수 있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한숨 돌리는 시점에 ‘옥새반란’을 일으켜 새누리당에 최후의 결정타를 안긴 것이다.
이런 총선백서라면 새누리당에겐 미래가 없다. 내년 대선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당사 앞에 멍석을 깔고 총선 참패 원인을 철저히 반성하면서 무릎을 꿇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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