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발목 잡는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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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발목 잡는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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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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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고질인 대기업,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의 대상이 된 근로자 1468만명의 원시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한 ‘2015년도 소득분위별 근로자 연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주와 자영업자 등을 제외한 임금근로자 평균연봉은 지난해 3281만원이었다.
 대기업 정규직 평균연봉은 6544만원, 중소기업 정규직 평균연봉은 3363만원이었다. 중소기업정규직 평균연봉은 대기업 정규직 평균연봉의 절반(51%)에 불과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 격차가 해소되거나 개선되기는커녕 점점 커지고 있어 더 문제다.
 중소기업 하기가 어렵다고 했던 외환위기 이전에 중소기업의 임금이 대기업의 80%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금의 임금 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이런데도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대기업이 높고 중소기업은 낮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 정규직 평균연봉은 2014년 대비 4.2%, 중소기업 정규직 평균연봉은 1.2% 올랐다. 이대로 가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중소기업계가 대기업들에 임금 동결을 촉구했겠는가.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달 대기업 편향적이고 영세기업의 경영난을 가중하는 경제정책을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 위주의 정책으로 바꾸라며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을 5년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소득 격차 확대와 고용 불안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도 크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월 평균 임금은 정규직이 269만6000원, 비정규직이 146만7000원이었다.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 임금의 54.4%에 불과했다.
 정규직 임금에 대한 비정규직의 상대 임금도 2011년 56.4에서 점점 떨어지고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뉘어 있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 문제는 큰 임금 격차로 인해 다른나라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다.
 한국경제를 몇 개 안 되는 대기업 중심으로 만들고 절대다수의 기업을 취약하게 해 경제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양극화 문제를 일으켜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자본, 기술, 연구개발, 경영 혁신면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따라잡기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특히 우량 중소기업이 자생하기 어려운 원인 중 하나는 중소기업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대기업-중소기업 하도급 구조다. 평상시에도 하도급 기업들에 우월한 지위를 행사하는 대기업들은 불황 때 손실을 중소기업에 떠넘기는 것이 일상화, 구조화돼 있다.
 대기업들이골목 상권까지 넘보는 판이다.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전체 근로자 약 1600만명 가운데 88%가량이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대기업 편향적인 경제정책에서 탈피해 중소기업을 성장시키고,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기 어렵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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