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아들 꽃보직’이 더 기분 나쁘다
  • 한동윤
‘우병우 아들 꽃보직’이 더 기분 나쁘다
  • 한동윤
  • 승인 201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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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의혹은 하나 둘이 아니다. “우 수석 처가의 부동산이 1300억원 이상의 가격으로 넥슨 김정주 회장에게 팔렸다”는 조선일보 보도를 시작으로, 그 부동산 거래가 진경준 검사장 소개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쪽으로 의혹이 집중됐다.
뿐만 아니라 넥슨 김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넥슨 주를 사들여 130억원 넘는 부당이익을 올린 진 검사장의 승진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묵인한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그 의혹은 점점 커졌다. 더구나 우 수석은 넥슨과 처가의 부동산 거래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했지만 언론 보도에 의해 그가 거래 장소에 나타났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계약 장소에 갔다”고 실토했다. “계약 당일 장모님이 와달라고 해서 갔다. 가서 한 일은 장모님 위로해드리는 일밖에(없었다)…”는 것이다. 공직자 인사는 물론 기강까지 총괄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의 태도치고는 어쩐지 석연치 않다.
우 수석은 부동산 거래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와, 상습 해외원정 도박꾼 정운호 네이쳐 리퍼블릭 대표를 변호사 선임계 없이 ‘몰래 변론’했다고 보도한 경향신문 등에 대해 조치를 취했다. 기사를 쓴 기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은 그가 언론사를 형사고발했기 때문에 조사과정에서 진위가 밝혀질 것이다. 또 시민단체도 그를 고발한 상황이어서 사실 여부는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이 어떤 식으로 규명되건 그를 둘러싼 온갖 ‘의혹’보다 국민을 훨씬 언짢게 만드는 것은 우 수석 아들의 병역과 관련한 문제다. 그의 아들(24·현재 계급 상경)이 지난해 의무경찰로 입대해 정부 서울청사 경비대로 배치된 지 2개월여 만에 서울지방경찰청 고위 간부의 운전병으로 전출돼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규정까지 어긴 파격적인 특혜다. 우 상경은 작년 2월 23일 입대해 7주의 훈련을 받은 뒤 4월 15일 정부 서울 세종로 청사 경비대에 배치됐다. 세종로 경비대는 서울 도심 근무라는 메리트 때문에 지원자가 몰리는 곳이다. 우 상경은 이곳에서 두 달 반가량 근무한 뒤 7월 3일 이상철 서울경찰청 경비부장(현재 서울경찰청 차장) 운전병으로 부대를 옮겼다.

경찰 인사 규정에 따르면 의경을 다른 근무지로 전출하려면 전입 4개월이 지나야 한다. 결국 인사규정까지 어기며 “시도 때도 없이 시위진압에 불려다니는” 기동대에서 서울경찰청 차장실 운전병으로 전출된 셈이다.
우 상경은 경비대에 전입하자마자 중대장 면담에서 자신이 우 수석 아들이라는 사실을 밝혔고 이 사실은 경찰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상경은 이 부장이 지난해 12월 서울경찰청 차장(치안감)으로 승진할 때 함께 자리를 옮겼다.
우 수석은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에 “유학 가 있던 아들더러 들어와 ‘군대 가라’해서 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병역 의무 이행 중이지 않나. 걔가 병역 기피 했나?”라고 했다. 유학간 아들이 귀국해 병역을 이행 중인 것만 해도 “어디냐”는 식이다. 권력층 자식들의 ‘꽃보직’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어떤지 아랑곳 않는 태도다. 우 수석은 또 “아들 상사라는 사람 얼굴을 본 적이 없다”며 “만난 적도 없고. 전화한 적도 없다. 부탁이고 뭐고 그 사람을 모른다”고 했다. 그가 부탁했건 안 했건, 경찰이 알아서 그의 아들을 ‘꽃보직’에 앉혔든 자기와는 관계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우 수석의 부동산 거래 의혹 등은 당장 규명될 일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흔들리지 말라”고 보호막을 쳤으니 그가 낙마할 가능성도 당장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식을 군대에 보낸 모든 부모는 자기 자식이 우 수석 아들처럼 ‘꽃보직’에서 편하게 병역을 마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때문에 ‘꽃보직’이 우 수석같은 권력층 자식에게 돌아갔다는 사실을 안 순간 국민은 우 수석의 부동산 거래보다 더 분노하게 마련이다. 그 분노는 우 수석을 감싼 박 대통령에게 향하게 되어 있다. 우 수석은 우리나라 최고 사정책임자다. 앞으로 공직사정이나 기강확립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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