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가족·친구 없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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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할 가족·친구 없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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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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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의 사회적 관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움이 필요할 때 기댈 가족이나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한 응답자 비율이 조사대상 36개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를 뜻하는 사회적 관계 부문에서 한국은 10점 만점 중 0.2점을 받았다.
 곤경에 처했을 때 의지할 데가 있느냐는 물음에 한국인의 72.4%만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나머지 27.6%는 주위에 도움을 받을 가족·친구가 없는 고립 상태에 처한 셈이다. 이 질문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50세 이상은 회원국 중 꼴찌였고, 30~49세 연령대는 터키를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나이가 들수록, 즉 살아갈수록 의지할 곳이 적어지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고립감은 굳이 OECD 통계가 아니더라도 자살률, 1인 가구, 고독사 증가 등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후 12년 동안 OECD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사망률은 매년 증가해 2011년 31.7명까지 증가하고서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작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27.3명이나 된다.

 특히 노인들의 고립은 심각하다.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55.5명으로 전체 평균 자살률의 2배 수준이다. OECD 평균 자살률 12.0명과 비교하면 5배에 가깝다. 1인 가구는 올해 523만202가구로 집계됐고 그중 65세 이상 1인 가구가 144만2544가구로 전체의 약 25%에 달했다. 고독사를 뜻하는 무연고 사망자는 지난해 1245명이었고 그중 40~50대 남성이 483명으로 38.7%를 차지했다.
 이처럼 낮은 사회적 관계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 심한 사회 갈등으로 인해 통합도가 낮아서 사회적 관계가 약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한국은 이미 양극화로 계층 갈등이 심각하고, 최근에는 청년 실업으로 인해 세대 갈등 조짐마저 보인다. 이런 건강하지 못한 사회적 관계가 장기적인 경기 침체, 고용불안으로 인해 더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경제적 여유가 없을수록 자신의 주위와 불우한 이웃을 돌아볼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곤경에 처했을 때 피붙이나 벗에게조차 의지할 수 없는 현실은 우리나라의 취약한 사회안전망, 낮은 복지 수준과 복지 사각지대를 고려할 때 쉬이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어려울 때 가족, 친구, 사회 중 어디에도 기댈 수 없다면 행복과 안정감을 느낄 사회 구성원이 얼마나 되겠나. 사회 불안은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은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육박한다. 사회 제도를 잘 갖추고, 구성원들 사이에 좋은 관계를 형성하면 복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은 마련돼 있다. 우리 국민이 서로 의지하면서 잘 살 수 있기 위한 지혜가 모이길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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