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찬성”, 지금은 ‘김종인 전성시대’
  • 한동윤
“사드 찬성”, 지금은 ‘김종인 전성시대’
  • 한동윤
  • 승인 2016.07.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을 할 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담한 마음을 금하기 어려웠다. 전두환 장군의 ‘국보위’에서 활동했고, 그 곳에서 훈장까지 받아, 민정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세번, 청와대 경제수석, 복지부장관까지 지낸 그가 야당의 비례대표를 다시 하겠다고 나섰을 때 ‘사람’에 대한 실망감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노태우 정권 때 동화은행 퇴출 로비 저지와 관련해 2억여원의 뇌물을 받아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까지 있다. 웬만한 정치인이었으면 거기서 정치생명이 끝났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한화갑의 새천년민주당에서 네 번째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불사조에 청탁불문 정치인 본색이다.
그는 여야를 넘나들다 4년 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가세했다. ‘경제민주화’ 하나로 박근혜 경쟁력을 크게 강화해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원로 정치인 반열에 들어간다면 박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집으로 돌아가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그는 절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표가 ‘영입’ 의사를 밝히자 비대위원장을 선뜻 맡았다. 집에 보관한 8.2㎏의 금괴(약 3억2000만원어치)를 신고하면서까지. 금덩어리 8.2㎏이면 작은 염소 한 마리 무게다. 대단하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총선 야당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종인 대표의 이같은 전력 때문에 그에게 크게 기대를 거는 국민은 많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정치권, 특히 여권에서는 “그나마 김종인이 야당에 좌정(坐定)하고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 ‘사드’ 때문에 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코너에 몰린 요즘 특히 그렇다. 김 대표는 더민주당 ‘친노’의 아우성에도 “사드 찬성“이다.  “사드 배치는 한·미방위조약 일환으로 주한 미군이 필요하다면 거부할 수 없다. 한·미방위조약 토대 위에 안보와 경제 성장이 있었다. 한반도는 휴전 상황이다. 반대하면 우리가 한·미방위조약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가 그의 스탠스다. 얼마나 훌륭한가.

그는 당내 사드 반대파들에 대해 “국익 차원에서 중국 관계를 걱정해 그러는가,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것인가. 성주 주민을 위해서인가, 현 정권이 사드 배치를 해서 정치적으로 얻을 게 있다고 봐서 그러는가?”라고 묻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 했다”고 당내 반대파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김 대표를 향해 “사드 반대 당론을 정하라”고 압박하는 데 대해서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지 않는 건 국가 장래에 대한 책무”라고 잘라 말했다.
김종인의 위력은 문재인과 안철수를 향해 더 커진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내놨다. 우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사드 국민투표’를 주장한 데 대해 “본인의 독자성을 보여주려 그랬는지, 그 의미도 잘 파악 못하고 단편적 사고로 말을 뱉어버린 것 같다”고 일축했다. 한마디로 ‘사드도 제대로 모르는 안철수’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도 “지금의 지지율은 무의미 하다”는 평가절하다. 문 전 대표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해 그는 “이회창·이인제 경험을 해봤지 않나. 아직 1년 반 이상 남았다. 지금 여론조사 높게 나오는 것은 별 의미 없다”고 했다. “야권 통합 얘기하는 사람(문재인)만 아니었으면 야권 분열도 안 됐다. 대통령 되고 싶은 사람이 마음을 안 비우는 한 안 된다”는 것은 ‘문재인 불가론’으로 들린다.
김종인 대표는 거침이 없다. 그게 ‘비례대표 5선’의 관록에서 나온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2016년 정치인 김종인의 등장은 정상은 아니다. 그를 정치 전면에 불러낸 현실정치의 비극일 것이다. 그나마 그가 ‘친노’의 비타협-투쟁노선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면 그의 순기능을 인정할만 하다. 특히 “사드 절대 반대”를 외치는 야당 한복판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지 않는 건 국가 장래에 대한 책무”라고 외친 그가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