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만 관객’ 한국 영화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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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천만 관객’ 한국 영화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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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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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부산행’이 올해 첫 ‘천만 관객’ 영화에 등극했다. ‘부산행’은 지난 주말 관객 62만여명을 추가해 관객 1000만 고지에 올랐다.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은 것은 한국 영화로는 14번째이다.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외화를 포함하면 ‘부산행’까지 18편이다. ‘부산행’ 외에도 한국 영화들이 선전하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은 개봉 12일째인 지난 주말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덕혜옹주’는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에 관한 입소문을 타고 흥행 판세를 뒤집을 태세라고 한다.
 시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조만간 개봉할 ‘터널’도 여름 영화 성수기 시장의 후반부를 장악할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여름에 천만 관객을 끌어들이는 영화가 또 나오면 한국 영화계는 지난해에 이어 ‘쌍천만’ 관객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해 한국 영화계는 ‘암살’과 ‘베테랑’이 각각 관객 1000만명 이상을 동원해 ‘쌍천만 영화’ 시대를 열었다.
 ‘부산행’은 미국 할리우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좀비 영화를 한국형으로 변주했다. 액션과 스릴로 젊은층과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좀비 영화를 한국 영화계에본격적으로 도입해 영화 소재를 확대했다는 데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부산행’의 흥행 요인은 몇 가지가 꼽힌다. 우선 좀비를 화면에 그럴듯하게 구현했다. ‘부산행’의 순 제작비는 85억원 정도다. 할리우드 좀비 영화와 비교하면 저예산 영화에 속한다. 그러나 좀비들의 실감 나는 분장과 생동감 있는 움직임은 한국형 좀비에 반신반의하던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하게 했다.

 ‘부산행’의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는,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메시지가 지적된다. ‘부산행’에서는 가족애, 희생, 끔찍하고 처절한 인간들의 싸움, 당국의 무능하고 안일한 재난 대처가 두드러져 보인다.
 영화 제작사 측은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인간애, 통렬한 사회적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먹힌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행’은 이웃을 외면하고 나 혼자 살겠다는 이기심을 다룬다. 또 무차별적으로 물고 뜯는 좀비들은 우리 사회의 무한 경쟁과 약육강식을 연상시킨다.
 올해 초 970만 이상의 관객들을 끌어모아 ‘천만 영화’에 가까이 갔던 ‘검사외전’ 역시 한국을 뒤흔들고 있는 법조계 비리를 소재로 해 공감을 샀다. 암울하고 비리가 가득한 사회에 대한 비판이 한국 영화의 ‘흥행 코드’로 자리 잡는 상황은 사회 지도층이나 정부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부산행’의 성공은 변칙 개봉, 스크린 독점 등 한국 영화계의 그늘도 거듭 확인시켰다. ‘부산행’은 공식 개봉 전에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진행해 관객몰이하고, 전국 극장의 스크린을 독점해 ‘작은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부산행’이 천만 관객 기록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영화를 다양화하고, 저변을 튼튼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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