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력 상층부 거덜나기 시작했다
  • 한동윤
북한 권력 상층부 거덜나기 시작했다
  • 한동윤
  • 승인 20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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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며 북한과 관련해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동요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일가족의 대한민국 귀순을 계기로 정부가 파악한 북한 동향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북한의 ‘체제 동요’를 언급한 것은 그럴만한 근거가 있을 것이다. 태 공사 일가족의 집단 탈출말고도 정보 당국이 확보한 북한 고위급의 탈북과 귀순 사례가 더 있으며, 그로 인해 김정은 체제가 밑동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을 수 있다. 태 공사 탈북에 발악적인 반응을 보인 북한 태도를 보면 김정은 체제가 동요하고 있다는 박 대통령 분석은 충분히 감지된다.
우리가 아는 것만 열거해도 김정은 정권이 아직까지 무너지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태 공사 일가족의 귀순은 최근에 드러난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동아일보는 어제 북한 노동당 39호실 유럽 자금총책 김명철 씨가 유럽에서 외국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북한 비자금을 관리하다 거액의 김정은 비자금을 들고 튀었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평양엔 본부인을, 해외엔 현지인 부인을 두는 이중생활을 20년 가까이 해오며 김씨 정권 비자금을 관리해온 극소수의 ‘기술자’로 북한 당국의 그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김씨 왕조로부터 마음이 떠난 이유는 몇 년 전부터 감당하기 어려운 외화 획득 과제를 부과했고, 뜻대로 되지 않자 가족 중 한 명을 터무니없는 구실로 국가안전보위부 감방에 가뒀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김씨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구속된 가족을 고문하기 시작했고 결국 가족이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에 앞서 지난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 식당 종업원(12명)과 지배인(1명)이 집단 귀순했다. 6월에는 중국 산시성 북한 식당 종업원 3명도 국내에 들어왔고, 랴오닝성 둥강의 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여공 8명이 탈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급기야 홍콩 세계 수학올림피아드에 참여한 북한 18세 학생이 나홀로 탈북했다.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북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탈북으로 그 형태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중국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중산층 이상의 집안 출신들이다. 수학경시대회에 참석한 학생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북한에서 신분이 보장된 계층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미련없이 북한을 버리고 대한민국을 선택하고 있다.
태 공사는 두말할 것도 없다. 태 공사와 부인 오모 씨 가족은 북한 김일성과 같은 ‘혁명1세대’ 가문이다. ‘금수저’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수저’에 해당된다. 그런 태 공사와 가족이 미련없이   보따리를 쌌다. 북한은 사흘 동안 태 공사 망명에 ‘찍소리’도  않다가 “(태 공사가) 범죄 행각이 발각되자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도주한 도주자로 국가 자금을 횡령하고, 국가 기밀을 팔았으며 미성년 강간 범죄까지 저지른 범죄자”라고 패악을 부렸다. 김정은의 파랗게 질린 얼굴이 눈에 선하다.
김정은 집권(2012년) 이후 탈북자가 급감했다. “삼족을 멸하겠다”며 탈북을 단속한 탓이다. 그러나 국내 입국 탈북자 수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7월말까지 입국한 탈북자는 815명(잠정)으로 작년보다 15.6% 증가했다. 공개처형 등으로 협박하지만 탈북행렬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북한이 붕괴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은 머무나 자명하다.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동요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박 대통령 언급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자 2012년 초 “한두 놈 도망쳐도 상관없으니 외화벌이 노동자를 최대한 파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해외 노동자로 달러 주머니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 40여개 국에 3만명이던 북한의 해외 노동자가 5만~6만명 선으로 급증했다. 그런데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동요하면서 탈출이 잇따르고 있다. 김정은이 스스로 판 함정에 스스로 뛰어드는 격이다. 우리 세대에 루마니아처럼 북한 정권이 무너지고 한반도가 통일되는 감격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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