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원맨쇼’ 로 굴러가는 국민의당?
  • 한동윤
‘박지원 원맨쇼’ 로 굴러가는 국민의당?
  • 한동윤
  • 승인 201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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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드디어 터졌다. 국민의당 내부 갈등이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재선인  황주홍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원맨쇼’ 그만하십시오!”라고 외치자 박 대표가 “야 인마, 너 그만해!”라고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공개된 자리였다.
“원맨쇼 그만하라”는 황 의원의 불만은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으로 안철수 전 대표가 물러난 뒤 당을 맡아온 박 대표의 독선과 독주에 대한 불만이다.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올라섰지만 ‘김대중’과 ‘호남’을 상징하는 그가 당을 이끌며 외연(外延)도 확장하지 못하고 당이 위축되고 있다는 불만이다.
특히 안 전 대표 사퇴 후 국민의당 지지율은 한자리로 반 토막 나고 말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6월 첫째 주 21%에서 7월 첫째 주 14%, 지난주 10%로까지 떨어졌다. 다른 조사에서는 한 자릿수로 추락한 수치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안 전 대표 역시 대권후보 지지율이 한 자리다. 반기문, 문재인, 김무성에도 뒤지는 수치다. 황 의원의 불만은 이런저런 요인이 겹친 것이다. 지금의 국민의당은 여지없는 ‘호남당’이다. 안 전 대표가 물러난 뒤 그 색깔이 더 짙어졌다. 그런데도 호남에서는 국민의당 지지도가 시원치 않다. 민주당에 의해 지지도가 역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박 대표와 황 의원이 충돌한 의총에는 소속 의원 38명 중 20명이 참석했을 뿐이다. 간신히 성원을 넘겼다. 안철수·천정배 전 공동대표도 불참했다. 박 대표는 의총에 앞서 “우리 당 의원 수가 적기 때문에 많은 의원이 의총에 참석해 줘야 한다”며 “해외 출장 간 의원도 있지만, 안철수·천정배 전 공동대표도 앞으로 의원총회에 꼭 좀 참석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렇게 참석하지 않으면 우리 당의 왜소함을 국민 앞에 보이는 것”이라고 자책했다.
총선이 끝난 뒤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자임했다. 여당의 독주와 ‘투쟁’ 노선의 더민주당 사이에서 합리적 노선을 취할 것처럼 해왔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사드’ 문제에 가장 극렬하게 ‘반대’를 외쳤다. 김종인 대표가 이끄는 더민주당이 ‘반대’ 목소리가 많지만 당론으로 정하지 않은 채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도 무조건 ‘반대’다. 박지원 대표는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에게 “형님 ,새누리당 소속입니까?”라고 비아냥댔다. 성주를 방문해 ‘사드 결사반대’를 외친 것도 국민의당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아예 ‘사드 반대’는 물론 ‘사드 국민투표’를 주장했다. 당장 안팎에서 ‘정신나간 주장’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치경륜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들었다. 국민의당이 주장한 ‘합리적 노선’은 찾기 어려워졌다.
국민의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친노’를 비난하며 창당한 정당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상극인 안철수 전 대표가 당을 뛰쳐나와 만들었다. 구성원 대부분이 ‘호남’이다. 다만 새누리당의 ‘막장공천’으로 수도권 민심이 등을 돌리면서 비례대표를 대거 배출해 호남 색깔이 다소 희석됐을 뿐이다.
그런 국민의당이 안 전 대표 사퇴 후 호남과 김대중을 상징하는 ‘박지원’이 리드하면서 한계가 드러나고 말았다. 마침내 박 대표가 ‘원맨쇼’라는 모욕적 비난을 듣기에 이르렀다. 사실상 당을 만든 안 전 대표는 지방으로 나홀로 행보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원맨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더민주당이 27일 당 대표를 새로 뽑고 ‘김종인 체제’에 막을 내리지만 국민의당은 아직 계획이 불분명하다.
국민의당이 이런 처지에 빠진 데는 안철수 전 대표의 책임이 크다. ‘반 문재인’이라는 주장을 앞세워 당을 만들었지만 노선과 철학을 정립하지 못했다. 노선이 있다면 오로지 ‘호남 의존’이었을 뿐이다.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로 안 전 대표가 물러나자 ‘박지원 원맨쇼’가 시작된 게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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