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죽만 울리는 대책으론 출산율 개선 어렵다
  • 연합뉴스
변죽만 울리는 대책으론 출산율 개선 어렵다
  • 연합뉴스
  • 승인 2016.0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25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저출산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작년 12월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제3차 저출산 개선 기본계획(2016~2020)을 발표했으나 올들어 작년보다도 출생아가 줄자 부랴부랴 보완책을 내놓았다.
 정부가 그간의 대책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저출산이 가져올 국가의 재앙에 대한 위기감을 정부가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다. OECD 평균인 1.68명에 크게 뒤져있다. 우리나라는 당장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줄고, 2031년부터는 본격적인 인구 감소가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60년에는 65세 인구 비중이 40%인 초고령 국가가 된다.
 인구 감소는 바로 노동력의 약화로 이어져 경제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키워 국가 전반의 활력 저하를 가져온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난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는 미래를 얘기하기 어렵다.
 이런 절박성을 감안하면 대책 역시 추세를 되돌릴 정도의 과감성이 있어야 하지만 이날 나온 보완대책으로 아이 낳기를 꺼리는 젊은 부부들을 얼마나 유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소득 제한을 뒀던 난임 시술 지원을 모든 소득계층으로 확대하고, 임신기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한편 남성 근로자의 육아 휴직급여 상한액을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또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 국공립어린이집 입소 때 우대하고, 국민임대주택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제3차 저출산 개선 기본계획을 구체화하거나 좀 더 강화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내년 출생아를 2만 명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출산율을 확실하게 높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정부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비싼 주택비와 영유아 양육비, 열악한 공교육 환경, 취업난 등으로 아이를 제대로 키워낼자신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산한 여성 직장인에 대한 차별이나 퇴사 압력, 경력 단절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창사 이후 60년간 여직원이 결혼하면 퇴사를 강요하거나 승진에서 배제한 주류업체 금복주가 바로 출산 여성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차별적 행태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난임시술 지원이나 육아휴직 급여 인상 등의 미시적 접근과 함께 주거, 육아, 교육, 취업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책임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고는 출산율을 높일 방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
 출산 비용의 찔끔 지원이나 약간의 금리를 우대하는 전세자금 대출, 수요에 턱없이 모자라는 신혼부부 임대주택, 부실한 공교육 시스템, 출산 여성을 배려하고 존중하지 않는 사회 풍토, 아직 멀기만 한 양성평등을 그대로두고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책에 80조원을 쏟아붓고도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은 문제의 핵심을 개선하지 못하고 변죽만 울렸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노력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정은 물론 기업을 포함한 사회 전반이 저출산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국가의 존속이 걸린 문제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