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근원 식물, 그 놀랍고도 흥미로운 이야기
  • 이경관기자
술의 근원 식물, 그 놀랍고도 흥미로운 이야기
  • 이경관기자
  • 승인 201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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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 칼럼니스트 에이미 스튜어트, 식물학으로
생물학·화학·술 즐겨온 인류 문화사까지 총망라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모든 술은 식물에서 시작되었다”
 술은 우리에게 꽤나 가까운 기호식품이다. 인간 관계 속에서 친밀도를 높여주기도 하고, 또 때론 문제를 가져오기도 한다.
 가드닝 칼럼니스트 에이미 스튜어트가 식물학을 바탕으로 생물학과 화학, 그리고 술을 즐겨온 인류의 문화사까지 서술해가며 술의 근원인 식물에 대한 온갖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기록한 책 ‘술 취한 식물학자’가 최근 국내 번역 출간됐다.
 저자는 식물을 통해 우리가 마시는 술이 탄생하기까지의 비밀을 천천히 되짚어간다.
 사케는 쌀에서 시작됐다. 스카치는 보리에서, 테킬라는 아가베에서, 럼은 사탕수수에서, 버번은 옥수수에서 시작됐다.
 “유럽산 포도가 실패한 것이 진짜 수수께끼다. 제퍼슨이 몰랐던 것, 아니 19세기 중후반이 되도록 아무도 몰랐던 것은 튼튼한 미국산 포도나무가 마찬가지로 미국 토종이며 진딧물과 비슷한 작은 해충인 포도나무뿌리진디의 공격에 잘 견딘다는 사실이었다. 유럽산 포도는 이 해충에 내성이 없었기 때문에 수입한 포도를 미국 땅에 심자 시들어버렸던 것이다. 아무도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와중에 미국인들은 프랑스에 토종 포도나무를 선물로 보냈다. 안타깝게도 이 나무들 역시 포도나무뿌리진디에 감염되어 있었고 이 자그마한 미국산 해충은 19세기의 프랑스 와인 산업을 초토화시켜버렸다.”(99쪽)

 저자는 각종 작물, 허브, 꽃, 나무, 열매, 그리고 균류를 동원해 독창적인 영감과 필사적인 노력으로 용케 술을 빚어온 인류의 역사를 탐구한다.
 보리, 쌀, 밀, 포도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술의 재료는 물론이고 때로는 독특하고 기이하기까지 한 식물들이 발효되고 증류돼 우리가 지금 음미하는 술이됐다. 이 다채로운 술은 전 세계 애주가들의 전통과 역사에 저마다 독창적인 문화적 풍미를 더해주었다.
 “식물에서 추출한 방향유는 알코올 용액에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얼음물을 첨가하면 화학 결합이 끊어져서 방향유가 분리된다. 이렇게 방향유가 분리되면 압생트의 색이 옅은 우윳빛 녹색으로 변하는데 이 현상을 루슈라고 부른다. 여러 가지 맛 분자가 서로 약간씩 다른 희석률에서 분리되므로 다채로운 풍미가 한 번에 하나씩 천천히 드러나게 된다.”(273쪽)
 이 세상에 추수하고 양조해서 술병에 담지 않는 교목과 관목, 섬세한 야생화는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식물학이나 원예 과학이 진보할 때마다 알코올이 듬뿍 들어 있는 인간의 음료도 그만큼 발전을 거듭해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식물의 관점에서 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약간의 역사와 원예학을 다룬다.
 그는 포도나 사과, 보리와 쌀, 사탕수수와 옥수수처럼 실제로 알코올의 원료가 되는 식물에서부터 증류 과정에서 재료로 사용되는 식물, 또한 민트, 레몬과 같은 혼합용 식물들까지 술이 발전해 술병과 술잔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따라간다.
 이외에도 50가지가 넘는 칵테일 레시피와, 정원에서 직접 술의 재료나 가니시가 되는 식물을 재배하는 법을 알려주는 가이드도 꼼꼼하게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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