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이런 출판기념회 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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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이런 출판기념회 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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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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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출판기념회를 열었다가 구설에 올랐다.
 조 교육감은 지난 2일 민주주의 부침 과정을 조명한 사회학 서적과 교육감으로 활동하며 느낀 소회를 적은 책 등 저서 5권을 낸 것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관계, 교육계 인사 7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기념회는 1부 학술대회와 2부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당장 새누리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갑질’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조 교육감의 출판기념회를 맹렬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조 교육감 출판기념회에 대한 비판의 골자는 현직 교육감이 일선 교사와 교육계 관계자들에게까지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현장에는 카드결제 단말기까지 준비해 참석자들에게 책을 강매하다시피 했다는 내용이다.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은 “국회의원들도 문자를 모두 받았다”고 공개하면서 교육현장에서 인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현직 교육감의 이런 문자는 “강제 출석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교육감은 “(지인 연락처를 참고해) 출판기념회 안내 문자를 출판사에서 보낸 것이며, 학교에 일괄 안내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조 교육감은 실제로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교장들은 거의 없었다고 말하면서 학교 교장 동원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출판기념회 현장에 카드결제기를 비치하는 건 이제는 예민한 문제가 됐다. 지난해 말 노영민 전 의원이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결제 단말기를 두고 상임위 산하 기관에 시집을 판매했다가 산업통상자원위원장직을 사퇴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노 전의원은 이 일이 논란이 되면서 총선 출마까지 접어야 했다. 새누리당은 안내문자가 ‘강제출석’이라면, 카드단말기는 ‘강제구매’라고 지적한다.
 조 교육감은 출판기념회는 개별 구매 희망자를 위해 카드결제기가 있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의원회관과는 경우가 다르다는 반론이다. 실제로 카드결제 단말기가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니, 섣불리 강매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기도 하다.
 다만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의 경우 출판기념회라는 자리를 빌려, 책을 현장에서 판매하고 과도한 책값을 받는다는 의심을 사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보면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차제에 이런 경우는 현장 판매를 최대한 지양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하고 싶다.
 조 교육감은 당초 학술대회를 열려다가 현직 교육감이라는 신분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런 형식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고 한다. 교육행정가 이전에 학자로서 이뤘던 성취를 확인하고자 하는 취지였을 것이다.
 다만 우리 교육현장은 이념의 과잉, 지나친 정치 논리로 인해 홍역을 앓고 있다는 현실을 먼저 생각하는 신중함이 있어야 했다.
 서울시 교육감이라는 막강한 자리가 출판기념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신중하게 판단하는 건 일종의 의무라고 봐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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