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라떼 물값
  • 김용언
녹조라떼 물값
  • 김용언
  • 승인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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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소에선 지나친 침묵을 지켜도/여울을 넘을 땐/정담(情談)이 수다해//조약돌 돌돌돌 씻으며 흐르며/ 바다로 가노라 바다로 가노라//산골로 육십 리 들에서 구십 리/큰 물과 어울려 바다로 가노라/아침은 소에서 낮이면 여울을/어둔 밤 남몰래 바다로 가노라//침묵도 한나절 웃음도 한나절/밤새껏 조상(弔喪)에 지쳐서 가노라.”<李河潤/물>
시뻘겋게 녹슨 수도관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돗물은 보기만해도 역겹다. 깊은 산골 옹달샘 물맛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게 마련이다. 사람이 다 똑같지않듯 물 또한 그렇다. 시인의 노래대로 소에서 솟은 물이 큰물과 어울려 바다로 가는 동안 달라지게 마련이다.

낙동강 녹조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녹조가 해마다 왜 생기느냐는 원인에서부터 논란은 극명하게 갈린다. 한쪽에서 “부영양화 때문”이라고 하면 다른 쪽에선 “4대강 보(洑)가 원인”이라고 맞선다. 과학자들은 ‘황희 정승’이 되고 만다. “그 주장도 맞고 그 논리도 맞소.” 실제로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기엔 얽히고설킨 게 너무 많아 한두 마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얼마전 낙동강의 녹조를 입에 올리며 “녹조 죽”이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녹조라떼” 수준을 넘어 이제는 걸쭉한 죽처럼 되고 말았다는 주장이다. 그럴싸한 소리라고 생각했다. 어제는 연합뉴스가 낙동강물과 한강물로 만들어내는 수돗물값이 어째서 똑같으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또한 그럴싸한 착상이라고 생각했다. ‘녹조 죽’이 꽉찬 낙동강물과 1급수가 찰랑거리는 한강물의 수질이 어찌 똑같은 대접을 받는가 하는 문제는 제기해봄직하지 않은가. 썩어가는 물을 마실 물로 만들려면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돈이 더 들어간다. 그런데 수질과 수량을 관리하는 기관이 서로 달라 요금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한다. 당국의 핑퐁실력이 기막힐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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