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지난 2010년 창비가 펴낸 시집 ‘귀가 서럽다’에 ‘아름다운 위반’이 실려 있다. “ 기사양반! 저 짝으로 쪼깐 돌아서 갑시다/ 어 게 그란다요. 뻐스가 머 택신지 아요?/ 아따 늙은이가 물팍이 애링께 그라재/ 쓰잘데기 읍는 소리하지 마시요/ 저번착에 기사는 돌아가듭마는…/ 그 기사가 미쳤능갑소// 노인네 갈수록 눈이 어둡당께. 저번착에도 내가 모셔다 드렸는디” <이대흠>
받고차는 내용이 ‘법대로’라면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 소리들이다. 무릎관절이 영 시원치 않은 할머니는 턱도 없는 떼를 쓴다. 그를 위해 이미 한 차례 법규를 위반한 일이 있는 버스기사는 또한번 위반할 마음을 굳히고 있음이 감지된다. 바로 그 전라도 산골마을에 이렇게 넉넉한 인정이 아직도 살아있는지 궁금해진다.
포항시 연일읍 5개 마을주민들도 시내버스 직행노선이 소원이다. 자명 1·2리, 유강1리, 학전, 달전리 또한 노인층이 주민의 80~90%를 차지한다. 마을버스로는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1시간,시청까지 가려면 2시간이 걸린다. 4시간에 한번 들어오는 마을버스가 온 마을을 뺑뺑이 돌며 30번은 정차하는 까닭이다. 이렇게 죽도시장에라도 다녀오고나면 4시간은 금방 달아나버린다. 포항시내인데도 이 지경이다. 포항시도 가뭄에 콩 나 듯 오지 소통에 나서고는 있다. 연일읍이면 변두리라지만 그렇게 먼 곳도 아니다. ‘작은 차’로는 10분 거리다. 주민들의 간절한 민원을 낮잠 재우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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