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앙’ 속 핵실험 한 김정은 돕자고?
  • 한동윤
‘대재앙’ 속 핵실험 한 김정은 돕자고?
  • 한동윤
  • 승인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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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북한이 “해방 후 처음되는 대재앙”이라며 함경북도를 강타한 ‘큰물 피해’를 공개하고 울며불며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고 나서자 아니나 다를까, 대북 수해지원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내건 명분은 ‘인도주의’다. 가장 비열한 ‘반(反) 인도적’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인도’(人道), 즉 사람의 도리를 다하자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입을 맞춘 듯 ‘인도주의’를 들먹이고 나섰다. 더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북한 당국이 밉더라도 민족의 고통을 모르쇠 하는 것 역시 인도(人道)는 아니다”라며 대북지원을 주장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인구가 적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한 입장에서 충격적인 재해”라며 “인도적 차원에서 정부 지원, 민간단체 지원을 미룰 수 없다”며 즉각 지원을 촉구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도 “핵무기로 북한 지도부에 적대감마저 드는 상황이지만 인도주의에 입각해 신속한 구호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은 “북한 수해복구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촉을 계기로 대화의 길을 열 필요가 있다”며 “최악의 홍수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 주민을 위해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에 대승적 차원에서 나서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방미 중인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다면 또 핵실험 미사일 비용을 지원하느냐 하겠죠. 그러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인도적 지원은 인간의 예의를 다하는 행위”라고 대북 지원을 않으면 마치 인간의 예의를 다하지 않는 것처럼 주장했다. 이들과 달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무조건적으로 (대북 지원을) 진행해서는 안 되며 북한 당국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면 지원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북핵과 관련된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돼야 (지원도) 검토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마 안 전 대표 발언이 현재의 국민감정 수준에 가장 부합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야당 주장대로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 수해를 지원해야할까? 또 핵무기를 휘드르며 동족을 협박하는 북한이 남한의 수해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대답은 부정적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북한 중앙통신은 추석 직전인 14일 “8월 29일부터 9월 2일 사이 함경북도 북부를 휩쓴 태풍으로 인한 큰물 피해는 해방 후 처음되는 대재앙이었다”며 “사망자와 행불자를 포함한 인명피해는 수백명에 달하며 6만8900여명이 한지에 나앉았다”고 보도했다. ‘대재앙’이 덮친지 열흘이나 지나 울며 불며 “살려달라”고 외부에 ‘SOS’를 친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건 9월 9일이다. 조성중앙통신 보도를 감안하면 “해방후 처음되는 대재앙”이 북한을 덮쳤는 데 그 대재앙 속에서도 핵실험을 강행한 것이다. 핵실험장 북쪽에서 주민들이 흙더미에 깔려 죽고 큰물에 휩쓸려 내려가는데 핵실험 버튼을 눌렀다는 가증스러운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이런 북한을 대상으로 ‘인도주의’를 얼마만큼 작동해야할까?
뿐만 아니라 노동신문은 18일 1~2면에  김정은이 조선인민군 제810군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방문한 소식을 사진 17장과 함께 실었다. 그런데 김정은은 영국제 고급 SUV 차량 레인지로버를 타고 현장에 나타났다. 1대에 2억원이나 나간다는 고급차량이다. 그 뒤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프린터 모델이 뒤따랐다. 경호원과 의료진이 이용하는 차량이다. 이 역시 기본 모델은 1억4000만원을 호가한다. 함경도 일대에서 곡(哭)소리가 넘치는 데 김정은은 고급차 나들이다. 그가 5차 핵실험에 들인 비용만 5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집단에 ‘인도주의’가 정녕 필요할까? 남북통일이 되면 수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에게 따뜻한 쌀밥과 고깃국을 먹일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게 오히려 ‘인도주의’ 아닐까? 북한과 김정은에 관한한 ‘인도주의’를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들이 우리와 똑같이 자유와 풍요를 나누게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인도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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