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 핵실험 대가’ 발언 빈말 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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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北 핵실험 대가’ 발언 빈말 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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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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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 마지막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겨냥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했다.
 이는 현재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나온 원론적인 발언으로 볼 수도 있으나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에 타격을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년간 핵 없는 세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사실이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다.
 제재와 대화를 통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 동결을 끌어냈고, 2차 세계대전 당시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해 핵의 위험성과 평화를 부각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한 그의 정책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북한은 4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히로시마 원폭 수준의 살상력을 지닌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능력을 꾸준히 키워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정도로 운반수단을 고도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말 폭탄만 쏘아댄 ‘전략적 인내’로 김씨 세습 정권이 무너지길 기다리며 허송세월하는 동안 북한의 핵무기는 진화를 거듭했다.

 그가 주창한 핵무기가 사라진 세계를 향한 비전은 북한에 관한 한 사실상 공염불이 된 것이다. 오바마의 대북 정책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불거지자 한국 내에서는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불신론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조야에서는 차기 행정부가 취할 대북 정책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핵 문제에서 소극적인 협력으로 일관하고, 북한이 핵 포기협상을 거부해 평화적 해결의 길이 막힐 경우 김정은 체제와 핵·미사일 능력을 직접 겨냥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은 북한의 핵이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쪽에서는 중국의 비협조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기는 어려운 만큼 핵 동결을 전제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오바마 정부가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갈수록 미국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4개월 남았다. 대북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꿀 여유가 없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 잃어버린 시간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길 바란다면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의 독자 제재에 초점을 맞춰 김정은 정권에 직접적인 고통을 줄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이나 금융기관까지 광범위하게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 등의 강력한 압박이 필요하다. 북한에 핵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한 훙샹그룹의 예에서 보듯 제재망에 구멍을 내는 중국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 한다.
 ‘북한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오바마의 발언이 이번엔 말로만 그치지 않길 기대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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