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인이 목숨걸고 지킨
숭고한 황금문화 한 눈에 살핀다
  • 이경관기자
아프가니스탄인이 목숨걸고 지킨
숭고한 황금문화 한 눈에 살핀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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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박물관 ‘황금문화展’
▲ 용인물 무늬 드리개.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그 문화가 살아 있어야 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다”
 파란 많은 현대사를 거치면서도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있는 국립아프가니스탄박물관 입구의 문구다.
 국립아프가니스탄박물관이 국립경주박물관을 찾는다.
 국립경주박물관은 특별전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展’을 오는 11월 27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연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아프가니스탄박물관의 소장품 223건을 중심으로 고대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아프가니스탄은 유라시아 대륙의 한가운데 위치해 서쪽의 유럽, 동쪽의 중국, 남쪽의 인도를 연결하는 문명의 교차로이자, 실크로드의 요충지였다. 토착적 요소와 외래적 요소가 상호 융합, 탄생한 아프가니스탄의 고대 문화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 지역의 문화 연구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테페 푸롤, 아이 하눔, 틸리야 테페, 베그람 등 네 곳의 유적지를 시기별 흐름에 따라 4부로 나눠 구성됐다.

 1부에서는 기원전 2000년 경 청동기시대 유적인 테페 푸롤을 소개한다. 해발고도 3000m가 넘는 험준한 산에 둘러싸인 이 지역은 비옥한 경작지이자, 청금석의 주요 교역지로 큰 번영을 누렸던 곳이다. 1966년 지역민이 우연히 발견한 금은기로 유적의 실체가 밝혀졌는데, 상당량이 소실돼 출토지 정보가 부족한 편이다. 현재 출토된 황금잔의 기하학 무늬와 동물의 표현 등에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나 인더스 문명과의 교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2부에서는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의 군주 알렉산드로스의 동방원정 이후 세워진 아이 하눔 유적을 소개한다. 아무다리야 강 유역에 위치한 이 도시 유적에서는 신전, 궁전, 경기장, 도서관, 반원형 극장 등 그리스 도시의 전형적인 요소들뿐 아니라 그리스 문자나 신화의 내용도 고스란히 발견되었다. 인도에서 난 상아로 만든 전래품도 발견돼 이 지역의 국제성을 보여준다. 건축에서는 페르시아적 요소가 사용되는 등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혼합한 헬레니즘 문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3부에서는 ‘황금의 언덕’이란 뜻의 틸리야 테페 유적과 황금 문화유산인 그 발굴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1978년 소련의 고고학자 빅토르 사리아니디의 발굴로 세상에 드러난 틸리야 테페 유적. 이곳에서는 왕으로 생각되는 남성 무덤을 가운데에 두고 주위를 둘러싼 5명의 여성 무덤에서는 화려한 금관을 비롯해 세밀하고 정교한 금제 장식들이 발굴됐다. 기원후 1세기경 조성된 것으로 화려한 금제 부장품들은 당시 유라시아의 중심에서 활약했던 유목민들의 광범위한 교역 활동을 보여준다. 특히 6호 무덤에서 여성이 쓴 채로 출토된 금관은 일찍이 신라 금관의 기원 연구 등에서 큰 관심을 받아 온 것으로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만하다.
 4부에서는 쿠샨 왕조의 여름 수도로 번영했던 베그람 유적을 소개한다. 베그람은 7세기 중국의 승려 현장이 기록한 ‘카피시국’의 도읍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세기경으로 추정되는 궁전터에서 많은 양의 유리기, 청동기, 석고, 칠기 등 다채로운 문화유산이 출토되었는데, 각각 인도, 로마, 그리스, 이집트, 중국 등의 영향을 보여준다. 실크로드와 해상무역으로 번영했던 도시의 모습에서 활발했던 동서 문물 교류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 마지막 공간에는 유네스코 아프가니스탄지부와의 협조로 특별사진전 ‘아프가니스탄의 자부심’의 출품작을 소개해 아프가니스탄의 과거, 현재, 미래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보물을 소개하는 이 전시는 2006년 파리의 기메박물관을 시작으로 워싱턴, 뉴욕, 런던, 일본, 국립중앙박물관 등 지금까지 12개국을 순회하며 19개 기관에서 순회전이 개최됐다.
 오는 11월27일까지 휴관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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