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학생 원거리 방문 불편 가중도
올해부터 도입된 학생들의 병원 건강검사제도가 이용 불편과 부실 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제도는 초·중등학교에서 매년 1회씩 실시하던 신체검사를 학생들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으로 지난 3월부터 시행중이다.
따라서 초등 1·4년과 중·고교 1년들은 병원에서 종합적인 건강검진을, 나머지 학년은 학교에서 체격(키, 몸무게) 및 시력검사 등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는다.
그러나 이같은 병원 건강검사가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형식적 검사에 그치고 있다.
전교조 경북지부 보건위원회에 따르면 병원 검진 항목은 소변, 혈액, 체질, 구강, 혈압검사 등 8가지이나 이마저도 의사 1~2명이 문진표에 의존한 무성의한 진료가 대부분이라는 것.
더욱이 일부 병원들은 `일반 환자 진료에 방해가 된다’며 학생검진을 기피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학생들의 병원검진 시기가 토요 휴업일과 방학에 집중될 수 밖에 없어 단체검진에 따른 부실 검사의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학생들의 원거리 병원방문에 따른 불편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농·어촌지역 학생들은 검진을 받기 위해 먼거리를 가야하기 때문에 학생 불편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포항의 일선 학교들은 전문의료기관을 각 학교운영위에서 2곳 이상 지정해야 하지만 병원 선정에 상당한 고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 “병원이 부족한 읍·면지역 학생들은 어쩔수 없이 원거리 읍내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포항지역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지역 종합병원으로만 몰려 혼잡을 빚고 있다.
포항 성모병원 관계자는 “현재 40여개교 학생들이 건강검진을 받았고 오는 8월까지 10개 학교가 추가로 검진계획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관련 전교조 관계자는 “병원들이 학생검진을 기피하는 이유는 낮은 의료수가와 시설기준 미비 때문”이라며 “학교현장의 보건 서비스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지혜기자 hok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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