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 살아 숨쉬는 ‘다양성의 존중’ 21세기 확실한 지표”
  • 이경관기자
“동양에 살아 숨쉬는 ‘다양성의 존중’ 21세기 확실한 지표”
  • 이경관기자
  • 승인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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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다이사쿠 국제창가학회 회장·로케시 찬드라 박사 대담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핵과 전쟁, 지구생태계의 파괴, 에너지 문제 등의 과제를 안고 있는 인류의 위기와 ‘자아정체감 위기’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제시해주는 사상과 종교가 요구됩니다.”(229쪽)
 지금 대한민국은 지진의 두려움에 휩싸여있다. 이뿐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문제부터 취업난, 빈부격차 등 문명과 시대가 낳은 폐해까지 더해져 고통으로 얼룩지고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 문제뿐 아니다. 전세계는 지금 전쟁과 테러, 난민 문제 등 각자의 가치관과 이념에 따라 갈라져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기계의 발전으로 ‘세계는 하나’라는 명제가 성립됐지만, 그것이 철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고자 할 때, 철학책을 읽으라고 한다.
 철학이 부재한 사회 속, 두 명의 학자가 ‘인간적 가치의 영원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여행을 떠났다.
 연일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는 ‘동양철학을 말한다’가 그 여행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이케다 다이사쿠 국제창가학회 회장과 로케시 찬드라 인도문화국제아카데미 이사장이 18년 전 나눈 대담을 보안해 출간한 것이다.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두 철학자의 대화가 주목되는 것은 아마도, 그 때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두 명의 동양철학자가 21세기를 앞둔 어느날, 만나 앞으로의 시대가 ‘철학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눈 대담집이다.
 두 학자는 사상이 역사 속에서 이룬 역할, 자연과 문화, 인류의 유산과 정신성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인류가 내놓은 다양성의 철학을 깊이 살피고, 그 깊숙한 곳에 흐르는 인간의 기반을 주시한다.

 이케다는 “동서는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지만, ‘다름’은 ‘대립’이 아닌, ‘채움’”이라며 “‘채움’은 인간정신을 꽃피우는 일”이라며 “동양에 살아 숨 쉬는 ‘다양성의 존중’, ‘적극적인 관용성’은 21세기를 향한 확실한 지표”라고 강조한다.
 찬드라는 “현실세계에도 더러운 곳도 있고 아름다운 곳도 있다. 더러움이 없으면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도 없다”며 “현실 속에서 진실한 삶의 자세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을 차별하지 않는 평등주의, 인간과 자연의 일체관, 다양성, 공생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 불교에서 ‘세계평화의 이념’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93쪽)
 두 학자는 평화사상가인 간디가 전쟁이나 압제와 같은 직접적 폭력을 부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폭력의 온상이 되는 인간의 차별, 빈곤, 문화의 파괴 등 이른바 ‘구조적 폭력’을 해결해가는 ‘비폭력 운동’에 불교의 근본사상이 ‘비폭력’이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했다.
 또한 많은 식자들이 세계 제일의 왕으로 꼽은 인도의 아소카왕의 이야기를 나누며 동양철학이 가진 진정한 의미에 대해 되새겼다.
 인도 전체를 무력으로 통일한 아소카왕은 자신의 정복욕으로 몇 십만명이 죽거나 포로가 되자 이를 참회하며 불교의 평화정신과 법에 따라 여러 문명과 대화를 실현하며 ‘민족과 문화의 차이를 뛰어 넘어, 같은 인간으로서 하나의 세계에 살면서 함께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라는 인간주의 가치관을 널리 전파했다.
 현실세계는 더러운 곳도, 아름다운 곳도 있다. 그곳에서 진실한 삶의 자세로 살아가는 의지가 필요하다.
 두 학자는 동양철학, 더 구체적으로 동양철학의 근간이 된 불교는 자신을 계속 연마하고, 고뇌를 극복하면서 스스로 사회를 비출 수 있도록 돕는 철학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수행 속에서 ‘나-당신’처럼 자기와 타지를 대립적으로 인식하는 관계가 아닌, ‘나-우리’라는 인간성을 부여하는 관계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그리고 남녀를 불문하고, 민족·인종·직업·이데올로기·문화룰 초월해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타인과 함께 ‘공존’의 길을 걷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행복한 대한민국, 나아가 행복한 세계를 위해서는 두 학자가 강조한 “대립보다 조화, 분열보다 결합, 나보다 우리를 기조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저마다의 다양성, 다원성을 존중하면서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하려는 자세”야 말로, 진정한 평화의 길을 여는 열쇠가 아닐까.
 두 학자의 철학여정을 따라, 잃어버린 행복의 지름길을 찾아보자.
 이케다 다이사쿠·로케시 찬드라 지음. 중앙북스. 420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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