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정부·한은 ‘총대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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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정부·한은 ‘총대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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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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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침체 탈출 방안을 두고 종종 이견을 노출했던 정부와 한국은행이 또다시 다른 속내를 드러냈다.
2016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8일(현지시간) 서로 다른 자리에서 경제 현안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밝혔다.
유 부총리는 한국은행에 대해 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발언을 한 반면에 이 총재는 이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면서 정부의 재정정책에 더 무게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유 부총리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행 1.25%인 한국의 기준금리에 대해 “아직 룸(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다만 “금리 결정은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금통위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밝혀 원론적인 입장임을 강조했다.
이 부총재의 시각은 정반대에 가까웠다. 그는 “통화정책의 여력은 있지만, 가계부채 등을 감안할 때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추가로 금리를 인하했을 때 예대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할지 의문일 뿐더러 지금의 통화정책도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을 정도로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재정정책을 확장적으로 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의 재정 건전성은 세계적으로 톱클래스”라며 아직은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이 상대적으로 더 여유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 경제의 ‘투 톱’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가 해외에 나가서까지 엇박자를 연출하는 모습은 우려를 자아낼 만하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를 코앞에 두고 “금리의 룸”을 언급한 유 부총리나 이런 정부의 속마음을 알면서도 짐짓 “재정정책의 여유”를 강조한 이 총재 모두가 자신의 발언이 어떤 해석을 낳을지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두 사람이 “원론적인 언급”이라며선을 긋는 것은 군색해 보인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해운과 조선 등 부실 업종의 구조조정 재원 마련 방안이나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실효성 등을 두고도 마찰을 빚은바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모든 경제 주체들이 합심해 총력을 다해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난제들을 안고 있다.
특히 정부 경제정책의 사령탑인 경제부총리와 통화·신용정책을 관장하는 한국은행 총재는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는 가운데서도 주요 현안에 관해서는 국가 경제 차원에서 최상의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필요할 때마다 머리를 맞대야 한다.
두 사람이 걸핏하면 서로 다른 소리를 내고 ‘총대 떠넘기기’ 식의 신경전을 벌여서는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도 없고 한국 경제에 대한 안팎의 신뢰에도 해가 될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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