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보기 드물었던 강력한 태풍 ‘차바’의 엄습으로 남부 지역은 큰 상처를 입었지만, 그 와중에도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구조요원들과 평범한 이웃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은 빛났다.
지난 5일 낮 울산시 회야강변에서 범람한 강물에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강기봉(29) 소방교는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다음 날 3㎞가량 떨어진 강기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31년간 소방관이었던 아버지에 이어 지난해 4월 소방관이 된 강 소방교는 붙임성 좋고 사명감이 투철한 청년이었다.
이번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겪은 울산에서는 강 소방교 이외에도 많은 소방대원이 헌신한 덕택에 그나마 희생을 줄일 수 있었다.
소방대원들은 건물에 갇힌 시민을 등에 업고 줄을 잡은 채 구조하거나, 다리 밑에 고립된 시민에게 로프를 묶어 올리는 등 위험한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울산소방본부가 지난 5일과 6일 이틀 동안 구조한 인원만 해도 100명이 넘었다. 태풍 속에 표류하던 여객선 승무원을 구한 여수해경 해양구조대원들의 간난신고도 우리를 숙연케 한다.
구조대원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도 위기에 처한 이웃을 구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울산 울주군의 한 상가 지하주차장 입구에서는 쏟아지는 물줄기에 휩쓸릴 위기에 처한 여성이 시민 10여명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SNS에 공개된 당시 영상을 보면 시민들은 이 일대에 넘쳐난 물이 폭포수처럼 지하주차장 입구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힘을 모아 고립된 여성을 담벼락 위로 끌어올려 구조했다.
자칫하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타인의 생명 구조에 망설임 없이 나선 평범한 시민들의 미담은 다른 피해 지역에서도 잇따랐다.
모두가 ‘의인’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한 이웃들이다. 수마가 할퀴고 지나가 폐허가 된 피해 지역의 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린 자원봉사자들의 노고 또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명감에 투철한 구조요원들과 이웃의 위험을 외면하지 않는 시민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이보다 더 귀중한 자산은 없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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