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종료, 협력업체 피해는 어떻게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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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파업 종료, 협력업체 피해는 어떻게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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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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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난 14일 투표에서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가결하고 17일 협상 타결에 조인하기로 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5개월이 넘는 임금교섭과 쟁의에 마침표를 찍었다.
노조가 지난 8월 24일 부결시킨 1차 잠정합의안과 비교하면 기본급 4000원 인상과 전통시장 상품권 30만원 지급 등이 개선된 내용이다. 이걸 얻어내기 위해 노조가 회사와 협력업체에 막대한 피해를 주면서 파업과 특근 거부 등의 쟁의행위를 50일간이나 연장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노조는 이번 임금협상에서 근로자 1인당 최소 연간 150만원 이상의 임금 인상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24차례의 파업과 12차례의 특근 거부 등으로 자동차 생산 차질은 14만2000여 대, 금액으로는 3조1000여억원(회사 추산)에 달했다. 국내 파업 사상 최대 손실이다.
현대차의 지난 9월 내수판매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주력모델 노후화, 개별소비세 인하정책 종료 등으로 20%나 급감했다. 우리나라의 9월 수출은 현대차 파업 여파 등으로 5.9% 감소했다.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기 악화로 올해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13.3% 줄었다. 급여 인상이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라면 현대차가 임금을 올릴 명분은 찾기 어렵다. 1인당 연봉 9000만원이 넘는 귀족 노조의 이기적 파업에 여론이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은 당연해 보인다.
12년 만의 전면 파업 등에 따른 현대차의 생산 차질로 골병이 든 건 중소 협력업체다. 현대차에 납품하는 전체 협력업체는 약 5000여개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현대차의 생산이 멈추면 즉시 일손을 놔야 한다. 현대차가 재고비용을 줄이기 위해 완성차 생산에 맞춰 부품을 적기 공급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현대차의 파업에 따른 1차 협력업체의 매출 손실액만 약 1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노조는 파업으로 임금을 올렸지만, 그 부담은 협력업체와 종사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이 100대 대기업 근로자의 절반 수준이다. 현대차 협력업체들의 임금 수준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결과적으로 협력업체 근로자의 처우 악화로 연결된다면 그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출범 이후 29년간 파업을 거른 해가 단 4년뿐이다. 파업이 연례행사가 된 것이다. 현대차 노조가 이처럼 파업을 밥 먹듯 되풀이한 데는 회사의 책임도 크다. 노조가 파업만 하면 달래기 식으로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행태를 반복하면서 노조의 강성화와 파업의 일상화를 부추겼다.
하지만 앞으론 이런 노사 관계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글로벌 판매량은 1998년의 외환위기 이후 18년 만에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5년 새 반 토막이 났다.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조차 현대차의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사인 현대차의 추락은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노조는 파업만 하면 임금이 오른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회사는 침체한 경영 분위기를 일신하고 어떻게 제품의 품질을 높여 국내외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할 것인지 확실한 비전을 보여주길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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