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드라마들, 수익 해피엔딩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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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드라마들, 수익 해피엔딩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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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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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420억 MBC `태왕사신기’·120억 `로비스트’
실패하면 영화계 이어 방송가 전반 타격 우려   

 
영화에 이어 TV 드라마에서도 `규모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는 이 같은 대작 드라마의 앞날에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SBS는 120억 원 규모의 `로비스트’(극본 주찬옥ㆍ최완규, 연출 이현직)를,
MBC는 450억 원 규모의 `태왕사신기’(극본 송지나, 연출 김종학)를
나란히 9월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드라마 모두 연속극이 아닌 24부작 기획.
한국 드라마 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잇따라 경신되는 것이다.
 
 제작비가 1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등장은 개별 드라마의 운명을 떠나 방송가 제작 환경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그 성패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드라마에 앞서 `규모의 경쟁’을 벌였던 영화계가 대작들의 잇단 실패로 총체적인 난국에 봉착한 상황이라 대작 드라마의 출현을 두고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화려한 스케일로 영화에 도전한다
 `로비스트’와 `태왕사신기’는 영화 못지않은 영상미와 스케일을 표방한다. 특히 그동안 영화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케일 면에서 이들 두 드라마는 막대한 제작비를 바탕으로 컴퓨터 기술력과 방대한 해외 로케이션 촬영 등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던 드라마의 제작 관행을 과감히 타파하고 있다.
 송일국, 장진영 주연의 `로비스트’는 화려한 삶의 이면에 비정한 승부사의 모습을 지닌 채 살아가는 로비스트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 국제정치, 무기 암거래, 권력암투에 관한 로비가 성사 또는 좌절되는 과정들을 그리면서 그 안에 러브 스토리를 녹여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엔젤’이라는 제목으로 준비를 하던 이 드라마는 이 제목이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최근 `로비스트’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 3개월간 미국과 키르기스스탄 등지를 돌며 다양하고 색다른 영상을 담는다.
 한류 스타 배용준이 주연을 맡아 아시아가 관심을 갖고 있는 `태왕사신기’는 광개토대왕의 일대기에 사신(四神)의 신화적인 요소를 가미한 사극 판타지. 제주도 세트장 등지에서 촬영을 진행하는 이 드라마는 판타지를 구현하기 위해 CG가 전체 분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호령했던 광개토대왕의 삶을 웅대하고 스펙터클하게 조명하는 드라마인 만큼 배용준, 문소리, 최민수 등 주인공들이 화려한 액션 연기를 펼치며 사이사이 역사적 상상력으로 창조된 판타지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규모’에 상응하는 `수익’을 낼 것인가
 문제는 이들 두 드라마가 규모에 상응하는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것. 일반적인 드라마도 수익을 내기 힘든 현재 국내 방송 제작 환경 속에서 이러한 대작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제작된다. 하지만 한류가 급랭하면서 해외 시장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고 영화가 이미 이 같은 분위기를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해외 시장이라고 녹록하지는 않아 보인다.
 특히 무엇보다도 국내에서의 인기나 작품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해외에서의 수익은 더욱 요원하다. 단적으로 현재 방송중인 MBC 16부작 `에어시티’는 제작비로 60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10%대 초반의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 드라마 역시 한류 스타 최지우의 인기로 일본 등 아시아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수익 이전에 제작비를 건질 수 있을 지도 우려된다.
 `로비스트’와 `태왕사신기’ 역시 여러 갈래로 외부 투자를 받아 제작비를 맞추고 있는 상태라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향후 드라마 투자 분위기를 냉각시킬 위험이 크다.
 특히 `태왕사신기’의 경우는 상당액을 일본으로부터 투자 받은 상황이라 성공하지 못할 경우 해외 시장에까지 여파가 크게 미치게 된다. 한류의 부흥을 외치고 야까차게 제작된 드라마가 도리어 한류의 냉각에 쐐기를 박을 수도 있는 것.
 ◇`단군’, `에덴의 동쪽’ 등 이후에도 줄줄이 대기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대작 드라마 제작 계획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로는 `태왕사신기’의 시도에 입이 벌어지지만 SBS는 그것을 훌쩍 뛰어넘는 `단군’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우리 민족의 시조 단군을 묘사하는 드라마의 규모가 역대 최고일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또 초록뱀미디어에서 준비 중인 `에덴의 동쪽’ 역시 아시아를 돌며 촬영을 하는 야심찬 대작이다.
 SBS 구본근 드라마 국장은 “규모가 있다고 성공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대작 드라마가 성공할 경우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주지만 실패할 경우 드라마 제작환경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제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태왕사신기’의 제작을 모두가 주목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며 “여러가지 말이 많지만 향후 드라마업계를 위해 `태왕사신기’는 꼭 제대로 만들어져 방송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한 외주제작사 간부는 “외주제작사들이 편성을 따내겠다는 욕심에 경쟁적으로 새로운 소재와 규모의 기획을 들고 방송사를 찾지만 제작 감당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심정으로 스타트를 했다가는 단순히 그 드라마가 실패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드라마 전반의 투자를 악화시키게 된다”며 경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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