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의 실세 우병우 소환조사
  • 한동윤
당대의 실세 우병우 소환조사
  • 한동윤
  • 승인 2016.11.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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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당대의 실세(實勢)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결국 검찰에 불려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가운데 ‘유일하게’ 독대(獨對)한다던 그가 직권남용과 횡령 등의 혐의를 조사를 받기 위해 5일 검찰에 출두한 것이다. 직권남용은 의경 아들의 ‘꽃보직’ 특혜 의혹, 횡령은 가족회사의 자금을 끌어다 쓴 혐의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사람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이다.
우 전 수석이 검찰에 출석하자 기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그는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검찰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긴장한 얼굴에서 다소 불쾌하다는 표정이 읽혔다.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믿고 전권을 행사하며 검찰을 지휘했던 그로서는 친정인 검찰청에 조사받으러 들어가는 기분이 좋을리 없을 것이다.
한 기자가 “가족회사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정하십니까”라고 물어보자, 굳은 표정으로 질문한 기자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째려보듯 잠시 똑바로 바라보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됐다. 그러자 언론들은 “우 전 수석이 기자를 째려봤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한 신문은 “‘눈에서 레이저 나오는 줄’- 기자 째려본 우병우”라는 제목으로 몰매를 때렸다.
이 신문은 ‘우병우의 째려보는 눈빛’이라는 온라인 글과 동영상을 상세히 소개했다. “기자 노려보는 게 반성하는 태도인가?” “왜 눈을 그렇게 떠?” “기자 노려보는데 기세가 등등하다. 레이저가 나오는 줄 알았다” “‘내가 누군지 알아?’ 라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 등 우 전 수석의 태도를 꼬집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는 것이다.
우 전 수석이 기자를 바라봤는지, 쏘아 봤는지 동영상 만으로는 분간하기 쉽지 않다. 안경을 쓴 데다 빛이 비친 안경알 때문에 쏘아 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 전 수석이 기자를 ‘레이저 광선처럼’ 쏘아 봤는지 아닌지를 떠나 그런 보도는 우 전 수석이 언론에 밉보였다는 반증이다.

우 수석은 민정수석으로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의 정보를 총괄하면서 언론사와 언론인 비리에 대해서도 상당한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설에는 우 전 수석이 그 정보들을 활용해 언론의 청와대 공격을 막았다는 주장도 있다.
우 전 수석은 사실상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했던 ‘칼잡이 검사’의 기질이 승부사인 박 대통령과 완벽하게 궁합이 맞았다고나 할까?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박 대통령 독대가 불가능할 때 우 전 수석은 독대가 가능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관계를 짐작할 만하다.
우 전 수석은 검찰 인사를 쥐락펴락했다는 평을 들어왔다. 특히 지난해 말 검찰 인사에서 부산-경남 연고 검사들을 줄줄이 옷 벗겨 한직으로 내몰았다는 불만을 샀다. 그 대신 대구-경북(TK) 출신들이 약진했다. 부산-경남 출신들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가깝다는 의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우 전 수석과 악연(惡緣)이 있는 언론사다. 그 언론사는 검찰의 대우조선해양 수사에서 간부가 난도질 당했다. 그 언론이 우 전 수석과 김정주 넥슨 대표와의 부동산 거래를 폭로한 직후다. 언론사 간부가 수억원을 받았느니, 친형과 조카를 대우에 취직시켰다느니, 대우조선 선박 진수식에 부인을 보내 테이프를 끊게 했다는 폭로로 망신을 샀다. 초호화 해외 유람도 분노를 몰고 왔다. 뿐만 아니라 사주의 가족을 둘러싼 소문도 나돌았다.
우 전 수석이 검찰에 소환되자 언론과 야당은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야당, 특히 선거법 위반으로 소속의원 10여명이 기소된 더불어민주당은 우 수석을 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그런 분위기가 “‘눈에서 레이저 나오는 줄’-기자 째려본 우병우”라는 험담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우 전 수석을 감쌀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그러나 ‘구린 구석’이 있는 세력들이 ‘끈 떨어진’ 사냥감을 마녀사냥하는 양태가 유쾌하지 않다. 언론의 정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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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쾌걸 2016-11-08 13:25:35
와. 한동윤이 대체 누구냐. 대단하다. 유체이탈화법이 그 누구랑 비슷하네.

시민 2016-11-08 00:44:30
쓰레기 언론이 외부기고문이라는 핑게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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