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제2 외환위기’ 닥치면?
  • 한동윤
이러다 ‘제2 외환위기’ 닥치면?
  • 한동윤
  • 승인 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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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 지켜본 국민, 경제 걱정… 1997년 외환위기 악몽 다시 떠올려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 ‘100만 촛불 시민’이 모였다고 한다. 경찰은 수십만명으로 집계하지만 주최 측과 일부 언론은 100만명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집회에는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등 대권주자들이 총출동했다. 김제동, 김미화같은 연예인도 참석했다. 전국 곳곳에서 전세 관광버스를 탄 촛불시위대가 대거 동원됐다.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고 한다. 시위대는 청와대 코앞까지 진출했다
 대규모 촛불시위를 지켜보는 국민의 걱정은 ‘경제’다. 가뜩이나 살기가 어려운데 경제가 더 추락하면 어떻게 하나, 제2의 외환위기가 닥치는 건 아닌지 두렵기만 하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환율이 치솟고, 금값이 뛰는 것을 보면서 1997년의 외환위기 악몽을 떠올리게 된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에는 어제 만약 외환위기가 닥치면 그건 1997년의 위기와 성격과 다른 차원의 위기가 몰려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글이 실렸다. 크게 다섯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첫째, 1997년 외환위기 이전의 경우 1995년 성장률은 9.6%였고 1996년은 7.6%였다. 당시 세계경제 성장률이 3% 정도였으니 우리는 여전히 고속 성장 중인 국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기껏해야 2.5% 대 성장률을 보일 뿐이다. 성장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의 외환위기는 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둘째, 19년 전과는 부채규모가 다르다. 당시 가계부채는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300조원에 육박하고 가처분소득대비 부채비율이 이미 170%를 넘어섰다. 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으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좀비기업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더구나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다. 미국이 몇 번만 금리를 올려도 한계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게 되어있다.

 셋째, 1997년 위기는 기업들의 과잉투자와 중복투자로 발생한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위기였을 뿐 성장 동력 자체는 왕성했다. 반면 지금은 수출 경쟁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삼성마저 죽을 쑤고 있다.
 넷째, 정부 재정 능력에 차이가 있다. 1997년 당시 우리 정부의 재정은 기본적으로 흑자 재정이었다. 외환 부족만 해결될 경우 얼마든지 정부가 돈을 푸는 재정 정책을 시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복지 망국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다. 한계에 내몰린 가계부채말고도 공기업 부채까지 감안할 경우 정부의 재정 능력은 운신의 폭이 지극히 좁아져있다.
 다섯 째, 글로벌 경제 환경의 차이가 있다. 1997년 당시 글로벌 경제는 순항 중이었다. 그 덕에 우리가 몇 가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한편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절하를 통해 수출 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제 전체가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이처럼 1997년의 위기 직전과 지금의 상황은 근본적이고도 현저한 차이가 있다. 만약 정부가 디폴트에 빠지고 수년간 몸에 밴 ‘공짜복지’가 축소되거나 중단되면 어떤 ‘금단현상’이 나타날까?
 1997년 외환위기는 김영삼 대통령 임기말 터졌다. 그 바람에 경제를 앞세운 김대중 후보가 당선됐다. 김종필·박태준과의 공동정부다. 강력한 권력을 형성할 수 있었고, 외환위기를 극복할 콘트롤 타워가 구축됐다. 국민들은 ‘금모으기’로 이에 부응했다. 외환위기는 3년 여만에 사실상 극복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금은 리더십이 무너졌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로 ‘하야’ 압력에 직면했고, 야당은 하야 촉구에 가세했다. 청와대와 함께 그 공백을 메워줄 국회도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1997년은 지금에 비해 희망적이었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덜커덕 하야하는 상황은 어떨까? 내년 4월까지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6개월 동안 총리가 권한을 대행한다. 총리가 제2의 외환위기를 막을 힘이 있을지 의문이다. 6개월 동안 대권주자들까지 피 터지게 싸울 것이다. 없던 외환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 상황이 오면 서울에 모인 100만 촛불시위대는 어떤 생각을 하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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