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國運 여기까지인가
  • 한동윤
대한민국의 國運 여기까지인가
  • 한동윤
  • 승인 201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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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지구촌에 120여개의 신생 독립국이 탄생했다. 대한민국도 그런 나라의 하나였다. ‘독립’은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었지만 대한민국에겐 또다른 비극의 시작이기도 했다. 소련군이 한반도 북녘에 주둔했고, 미군도 들어왔다. 국토와 민족을 찢어 놓은 분단이다. 6·25라는 전쟁까지 겪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일어섰다.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허리띠를 졸라맸고, 자식들 공부에 모든 걸 쏟아 부었다. 어머니와 누님들은 긴 머리를 잘라 가발을 만들어 수출했고, 아버지와 형님들은 베트남으로, 중동으로 달려가 달러를 벌었다. 독일 탄광과 병원으로 나간 광부와 간호사들도 조국에 눈물 어린 달러를 보내왔다. 그 돈으로 경부고속도로를 닦았고, 공장을 건설했으며 농어촌을 바꿔 나갔다.
그렇게 피땀으로 세운 대한민국은 2차 대전 후 독립한 120여개국 가운데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그런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으로 부상했고, 세계 8대 무역대국으로 등장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자기 모국 케냐가 50여 년 전만해도 한국보다 잘 살았다며 대한민국의 경제기적을 칭송했다. 대한민국의 높은 교육열을 부러워 한 사람도 오바마다. 하계·동계 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나라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런 대한민국이 건국 이래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다. 6·25 이후 최대의 국란(國亂)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순실 게이트’로 말미암은 박근혜 대통령 기소(起訴)다. 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처벌 대상으로 지목된 것이다. 대통령의 역할 정지는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 본인이 나라의 진로에 걸림돌이 된 기막힌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박 대통령 탓이다. 취임 직후부터 ‘불통’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지만 박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변엔 일류(一流) 대신 이류(二流) 삼류(三流)를 모아놨다. 집권에 도움을 준 이른바 ‘7인회’ 원로를 멀리했다. 국회의원 때부터 모셔온 ‘3인방’이 인(人)의 장막을 쳤다. 대통령 참모는 국회의원 참모와 다른데도 ‘여의도 수준’인 3인방에 집착했다. 그 결과 박 대통령의 최순실 의존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뻔한데도 허수아비들은 입 한번 벙긋하지 않았다. 어떤 비서는 청와대 문서를 최순실에게 실어나르기 바빴다.
우병우. 그는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막아야 할 책임자였다. 박 대통령이 최씨와 유착하고, 최씨는 이를 이용해 국정에 개입해 뒷돈을 챙겼는데도 대통령 주변을 감시해야 할 그는 검찰인사에 개입하고 언론과 긴장을 조성했다. 급기야 그의 장모가 사위의 청와대 사정비서관 임명 직전 최순실과 골프를 쳤다는 사실까지 나왔다. 물론 우병우를 애지중지한 박 대통령 책임이다.
결정적인 잘못은 박 대통령의 여전한 오만과 독선이다. 박 대통령은 검찰이 혐의의 대부분을 확인하고 조사하려하자 이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확정한 혐의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촛불’이 타오르는데도 스스로 사태를 키운 것이다.
물론 검찰이 대통령을 직접 조사도 않고 피의자로 특정한 사실에  비판이 없지 않다. 검찰로서는 혐의가 워낙 확실해 어쩔 수 없었다지만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다. 사실상 국가원수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조치다. 청와대도 주초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다. 결국 ‘검찰이 살려고’ 대통령을 제물로 바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걸 어쩌랴. 세계가 부러워한 대한민국이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신생국들이 “한국을 배우자”고 해온 ‘교과서’ 대한민국이 선진국 문턱에서 탈락할 위기에 빠졌다. 더 안타까운 것은 3대 권력세습의 모순으로 붕괴되기 시작한 북한을 통일하기 일보 직전 대한민국이 스스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녕 대한민국의 국운(國運)이 다한 것일까? 남은 건 국민 뿐이다. 국민의 지혜로운 판단력이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으로 믿는다. 눈을 똑바로 뜨고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넣은 정치인들을 심판할 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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