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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된 실종, 5일간의 슬픈 추적 ‘미씽’엄지원·공효진 주연, 이언희 감독 감성 미스터리 ‘미씽: 사라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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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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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엄지원(왼쪽)과 공효진이 서울 중구 메가박스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땅의 워킹맘들은 늘 죄책감에 시달린다. 갓 돌이 지난 아기를 보모에게 맡기고 출근할 때, 그러다 어느 순간 자신보다 보모 품에 안겨 더 방긋방긋 웃는 아이를 볼 때 울컥하기도 한다.
 직장에 있는 동안에도 편치가 않다. 업무 스트레스가 이어지지만, 그 틈새로 ‘보모가 아이에게 해코지라도 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비집고 올라오고, 한번 떠오른 불안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다음부터는 좌불안석, 전전긍긍이다.
 ‘미씽: 사라진 여인’은 이처럼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과 불안을 깊이 파고든 영화다. 워킹맘도 쉽지 않은데 누구한테 의지할 데 없는 ‘워킹 싱글맘’이라면 그 삶은 더욱 팍팍할 것이다.
 이 영화 속에는 두 여성이 등장한다. 남편과 이혼 후 아이의 양육과 생계를 홀로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이자 싱글맘 지선(엄지원), 그리고 그런 지선을 대신해 아이를 친자식처럼 돌보다 아이와 함께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
 어느 날 갑자기 한매가 아이와 함께 실종된 뒤 이들을 찾아 홀로 헤매는 지선의 피 말리고 살 떨리는 5일간의 여정이 영화의 큰 줄기다.
 큰 줄기를 걷어내고 나면 영화는 한국사회의 난맥상을 보여준다. 워킹맘 문제뿐만 아니라 해체되기 쉬운 다문화 가정, 무능한 경찰, 외국인 범죄, 장기밀매, 의료제도, 복지문제까지 온갖 문제들이 응축돼있다. 그래서 ‘계획적으로 실종된’ 한매의 사연을 알게 되면 더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서늘해진다. 부지불식간에 ‘내 자식만을 위해’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았는지도 돌아보게 한다.
 이언희(40) 감독은 21일 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제 또래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상황과 갈등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아울러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잘 모르는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영화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것은 두 여배우다.
 엄지원은 극 중반까지 혼자 이끌어가다시피 한다. 드라마 외주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지선 역을 맡은 엄지원은 매일 밤 파김치가 돼 퇴근하지만, 아이의 실종을 알고 나서부터는 초능력 같은 용기를 발휘한다. 생사를 알지 못하는 아이를 찾아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과정에서 지선이 느끼는 불안감, 먹먹함, 복수심, 모성애 등 온갖 감정은 스크린 밖까지 절절하게 전해져 온다.
 엄지원은 “결혼을 했지만, 아직 자녀는 없다”면서 “모성애를 연기하면서 매 순간 이런 감정이 맞는지 많은 고민을 하며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미스터리한 보모의 사연이 서서히 드러나면서부터는 공효진의 연기가 진가를 발휘한다. 극 중 한국말이 서툰 중국인으로 나오는 공효진 역시 절절하면서도 가슴 속깊이 우러나는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공블리’라는 수식어를 잊게 한다.
 성격과 처한 환경, 살아온 배경이 전혀 다른 지선과 한매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두 인물의 감정에 동시에 이입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 명은 가해자, 또 다른 한 명은 피해자가 아니라 두 사람 모두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매끄럽지 않은 설정도 있다. 아무리 남편과 양육권 다툼을 벌이는 와중이라고 하지만 변호사부터 경찰, 남편과 시댁조차 모조리 딸이 실종됐다는 지원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설정이 그렇다.
 그러나 요즘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두 여배우와 여성 감독이 빚어낸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심리를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려내 관객들의많은 공감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11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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