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국민연금 의혹’ 명백하게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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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국민연금 의혹’ 명백하게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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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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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찬성한 국민연금공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전북 전주의 국민연금 본사, 강남구 서초동 삼성 미래전략실 등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삼성그룹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 측에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 것이 뇌물에 해당하는지를 가리기 위한 수사의 일환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삼성그룹 초미의 현안인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승계에 관건이 될 절차였던 만큼 삼성이 최 씨를 통해 정권을 움직여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끌어낸 것이라면 이를 전후해 최 씨 측에게 제공한 금품은 뇌물이라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병안에 찬성한 것을 두고 지금까지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만 유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도 국민연금은 의결권전문위원회 등 통상 거치는 절차까지 생략한 채 합병안 찬성을 밀어붙였다. 무리한 합병 탓만은 아니겠지만, 통합삼성물산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국민연금은 수천억원대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재벌그룹인 삼성과 국민의 노후를 책임진 연금운용기관이자 국내 주식시장 최대의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이런 스캔들에 연루된 것 자체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삼성그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후 압수수색을 받은 것만 해도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다른 상위권 재벌그룹들과 마찬가지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낸 데 그친 것이라면 “정권에 밉보일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돈을 바쳤다”는 설명이 가능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삼성은 최 씨 모녀 회사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지원했고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불법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것은 단순한 투자자로서가 아니라 공적 연금으로서 국익을 감안한 결정이었다고 받아들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 결정이 비선 실세에 대한 뇌물 제공의 결과라면 어떤 명분도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다. 언제까지 이 나라에서 기업하는 것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되도록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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