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축제의 장이 된 역대 최대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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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축제의 장이 된 역대 최대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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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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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비까지 내린 추운 날씨도 광장의 촛불은 끄지 못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주말 촛불집회에선 주최 측 추산 총 190만명(연인원), 경찰 추산 33만여명(순간 최다인원)이 전국에서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만 주최 측 추산 150만 명(경찰 추산 27만 명)이 운집, 1987년 6·10 항쟁 때나 2주 전 3차 촛불집회 때의 100만 명(주최 측 추산)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번 사태에 대한 분노와 허탈감, 배신감이 어느 정도인지, 날이 갈수록 더 준엄해지는 민심은 분명히 확인됐다.
성숙한 시민의식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청와대를 동·남·서쪽으로 에워싸는‘청와대 인간 띠 잇기’가 처음으로 실현되고 청와대에서 약 200m 밖에 떨어지지 않는 신교동로터리까지 행진이 이어졌지만, 서울 도심의 집회와 행진에서 특별한 몸싸움이나 충돌은 없었다. 연행된 시민 역시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도 불필요하게 과도한 대처를 하지 않고 충돌을 피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국민이 평화롭고 축제 형태로 집회의 새 장을 열었다”는 외신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평화와 질서로 빛났던 3차 촛불집회에 이어 선진적인 시위 문화를 보여준 새로운 차원의 평화 집회는 이제 뿌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광장은 이제 직접 민주주의 학습의 장이 됐다. 대학생, 청소년, 노인,연인,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부모 등 집회 참석자 연령과 면면은 다양했다. 이들은 노래를 함께 부르고, 각계 시민들의 시국 발언을 듣고 공연을 보며 서로의 말에 귀 기울였다. 이는 ‘광장 민주주의’의 역사가 됐다. 오후 8시 집회에 나오지 않은 시민도 참여할 수 있는 ‘1분 소등’ 전국민공동행동도 벌어졌고, 경찰이 세운 차벽에는 이번에도 꽃 스티커가 붙여졌다.
권력의 핵심에서는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벌어졌지만, 국민의 저력은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지난달 말 첫 주말집회가 열린 이후 한 달째 이어진 집회는 민주주의 퇴행에 화난 시민들의 분노와 허탈을 전달하는 장을 넘어 손상된 국격과 시민들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각자 건강한 민주사회의 일원임을 자각했고, 동시에 책임 있는 주체임을 깨닫게 됐다. 나아가 서로를 위로하고 분노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기회가 됐다. 시민들의 분명한 목소리는 명확히 전달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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