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의 ‘부역자’ 삿대질
  • 한동윤
‘친박-비박’의 ‘부역자’ 삿대질
  • 한동윤
  • 승인 20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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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 의원들을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라고 매도한 데 이어, 새누리당에서는 ‘친박’을 ‘부역자’라고 몰아 세우는 일이 벌어졌다. ‘탄핵’을 찬성하는 의원도 ‘부역자’고,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도 ‘부역자’로 낙인 찍힌 것이다. ‘친박’이나 ‘비박’ 이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이른바 새누리당의 비상시국위 대변인 황영철 의원은 지난 27일 “시국위 총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의 부역자, 그리고 당의 비민주적 퇴행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3인, 5인, 10인으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인적쇄신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황 대변인이 ‘부역자’의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친박 맏형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과 친박 실세로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란 별칭을 갖고 있는 최경환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은 이들의 정계 은퇴와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이 탄핵과 하야 압박에 몰린 상황에서 아군(我軍)간의 살육전(殺戮戰)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부역자’로 모욕당한 ‘친박’이 발끈했다. ‘친박’ 행동대장격인 조원진 의원은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가 인적 청산의 대상이냐”고 반문하며 “어떤 분은 당대표를 하면서 최순실, 정윤회의 사건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했고, 어떤 분은 비서실장하면서 그 시스템을 알면서도 뒤로 숨어버렸다. 어떤 분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최태민 일가의 일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며 사실상 김무성 전 대표 등을 지목했다. 김 전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최태민-최순실 의혹이 제기되면 적극 방어했고, 의혹을 부인해온 데 대한 지적이다. 또 박 대통령을 오래 전 비서실장으로 모신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최순실 존재를 알면서 뒤로 숨지 않았느냐”는 공격이다. 조 최고위원은 “탄핵을 주도하는 비상시국위가 이달 안에 해체하지 않으면 중대 결단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태민, 최순실, 정윤회와 관련된 우리당 의원들의 발언, 동영상 전체를 모으고 있다”며 김무성 의원 등을 거듭 겨냥했다.

새누리당은 오늘 의원총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사실상 분당 상태인 ‘친박’과 ‘비박’이 얼굴을 맞대고 정면충돌하는 날이다. 박 대통령을 탄핵하기로 서명한 의원들과 박 대통령을 끝까지 보호하겠다는 두 세력이 만나봐야 그 결과는 뻔하다. 새누리당이 종말을 고하는 날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친박’과 ‘비박’이 누가 진짜 ‘부역자’냐고 삿대질하는 가운데 국민들은 어떤 눈으로 새누리당을 바라볼까? 뻔하다. 국민 눈에는 ‘친박’이나 ‘비박’에 차이가 없다. ‘금배지’를 달겠다고 ‘선거의 여왕’인 박 대통령의 치마폭에 안주해온 건 두 세력에 차이가 없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이 곤란해지자 박 대통령과 가까운 세력을 ‘부역자’로 낙인 찍지만 그 차이는 미미할 뿐이다.
‘친박’의 책임은 무겁다. 박 대통령의 실패에 깊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비박’도 마찬가지다. ‘김무성 의원 등 ‘비박’이 박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야당과 명단을 교환하지만 결국 박 대통령을 짓밟고 자기들만 살겠다고 배에서 뛰어 내리는 것과 다를 게 없다.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들의 입에서 나오는 공통적인 얘기는 “탄핵에 반대하면 다음 선거에서 살아 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촛불’ 규모에 겁먹은 것이다.
과연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 다음 선거에서 금배지를 다시 달 수 있을까? 글쎄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배신’이라는 소리를 가장 싫어한다. ‘배신자’는 저주의 대상이다. 박 대통령을 탄핵한 새누리당 의원이 다음 총선에서 상대 후보로부터 들을 얘기는 자기 주군(主君)을 쫓아낸 ‘배신자’라는 소리일 가능성이 높다. 민심은 조변석개(朝變夕改)다. 박 대통령을 탄핵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탄핵하더라도 동료 의원을 향해 ‘부역자’어쩌고 해가면서 인격 상실성 망언을 내뱉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들도 국민 눈에는 모두 ‘부역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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