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최근 경북도청 신청사를 구경하고 온 친지가 구시렁거렸다. 졸가리 없는 그의 말을 뭉뚱그리니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었다. 시쳇말로 ‘호화청사’가 아니냐는 소리였다. 좁아터진 주민센터말고는 관청이란 델 갈일이 없는 그의 눈에 비친 경북도청은 대궐 같이만 보였던 모양이다.
정문인 솟을삼문(慶和門)을 들어서면 고궁에서나 보는 81m화랑이 펼쳐지고 한·양식을 절충한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에 압도됐던 것일까? 실제로 신축 도청사는 24만5000㎡ 터에 안민관·여민관·홍익관·동락관이 여봐란듯 위용을 뽐낸다. 2011년 10월 착공해 2015년 4월 준공까지 3년 반쯤 걸린 건축물이다. ㎡당 건축단가는 213만원으로 정부세종청사· 충남도청 ·서울시청사보다 싸다는 PR이 빠지지 않는다.
도청 신청사는 앞으로도 큰돈 들어갈 일들이 줄지을 것 같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은 심리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안동·예천은 신청사에 힘입어 또한번 일어서는 호기를 맞고 있다. 중국식 표현을 빌면 ‘굴기(堀起)’다. 그러나 정작 이주해올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은 태부족이다. 마치 허허벌판에 궁궐만 덩그러니 서있는 꼴이다. 이 틈을 타 한몫 잡으려던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번엔 “솜방망이 처벌”이라거니 “팔이 안으로 굽는다”거니 하는 핀잔은 안 듣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공무원 처벌의 무겁고 가벼움은 주민의 여론을 살펴봐야 정확한 잣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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