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화궁 (慶和宮)?
  • 김용언
경화궁 (慶和宮)?
  • 김용언
  • 승인 2016.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최근 경북도청 신청사를 구경하고 온 친지가 구시렁거렸다. 졸가리 없는 그의 말을 뭉뚱그리니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었다. 시쳇말로 ‘호화청사’가 아니냐는 소리였다. 좁아터진 주민센터말고는 관청이란 델 갈일이 없는 그의 눈에 비친 경북도청은 대궐 같이만 보였던 모양이다.
정문인 솟을삼문(慶和門)을 들어서면 고궁에서나 보는 81m화랑이 펼쳐지고 한·양식을 절충한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에 압도됐던 것일까? 실제로 신축 도청사는 24만5000㎡ 터에 안민관·여민관·홍익관·동락관이 여봐란듯 위용을 뽐낸다. 2011년 10월 착공해 2015년 4월 준공까지 3년 반쯤 걸린 건축물이다. ㎡당 건축단가는 213만원으로 정부세종청사· 충남도청 ·서울시청사보다 싸다는 PR이 빠지지 않는다.

경북도청 신청사는 3920억원을 들여 지었다. 이것은 기본건물이라는 듯 추가시설이 자꾸 들어서고 있다. 안압지를 본떠서 만든 세심지(洗心池)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는 듯 실개천도 만들고 천년숲도 조성했다. 대외통상교육관도 새해 상반기에 완공한다. 이런저런 추가시설에 들어가는 돈이 28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마침내 남진복 경북도의원(울릉)이 문젯거리들을 짚고 나섰다.
도청 신청사는 앞으로도 큰돈 들어갈 일들이 줄지을 것 같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은 심리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안동·예천은 신청사에 힘입어 또한번 일어서는 호기를 맞고 있다. 중국식 표현을 빌면 ‘굴기(堀起)’다. 그러나 정작 이주해올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은 태부족이다. 마치 허허벌판에 궁궐만 덩그러니 서있는 꼴이다. 이 틈을 타 한몫 잡으려던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번엔 “솜방망이 처벌”이라거니 “팔이 안으로 굽는다”거니 하는 핀잔은 안 듣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공무원 처벌의 무겁고 가벼움은 주민의 여론을 살펴봐야 정확한 잣대가 생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