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무슨 생각하고 있을까?
  • 한동윤
김정은은 무슨 생각하고 있을까?
  • 한동윤
  • 승인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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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북한 김정은이 지금 무슨 행각을 하고 있을지 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거의 식물상태에 빠지면서 다음 남한 정권과 대통령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을 것이다. “통일대박”을 외치고 “북한 주민들은 자유가 넘치는 대한민국으로 오시라”고 탈북을 공개 종용하는 박 대통령이 사라진다는 생각만 해도.
김정은에게 박 대통령은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대화에는 대화, 도발엔 강력한 응징”을 내세우고 취임한 박 대통령 때문에 김정은은 거의 숨을 쉬지 못했을 정도였다. 박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주석과 5~6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천안문 광장에서 개최된 전승 행사에 주빈으로 초청받았을 때 김정은은 평양 밖으로 한 발짝도 내딛지 못했을 정도로 유폐(幽閉) 상태였다. 공연히 휴전선 지뢰 도발을 일으켰다가 사과해야 했고, 그 바람에 이산가족 상봉도 허용해야 했다. 쌀이나 비료는 한 포대도 받지 못한 채. 휴전선 대북방송은 거의 ‘저승의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그런 박 대통령이 머잖아 사퇴한다니 김정은은 꼬냑을 밤새 퍼마시고 있을지 모른다. ‘기쁨조’와 함께.
김정은은 남한에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남북공조-협력이 되살아날 것만 학수고대할 것이다. ‘달러’ 공급처인 개성공단도 재개돼 북한 근로자들에게 달러가 지급되고, 개성에 수돗물 공급도 다시 시작될 것으로 믿고 있을지 모른다. 남한에서 개성공단 폐쇄가 “최순실 작품”이라는 유언비어까지 나돌고 있으니 다음 남한 대통령은 그 핑계로 공단을 재개할 수 있지 않을까?
박 대통령은 함경도에 북한 표현대로 ‘유사 이래 최악의 수해’가 났는 데도 쌀 한 톨 지원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함경도 수해에도 5차 핵실험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한에서 누군가 “남아도는 쌀을 북한에 보내자”고 주장한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니 정권이 바뀌면 허연 쌀이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 혹시 ‘금강산 관광’도 재개하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숨통을 조여오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망상에 젖을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의 힘이 빠진 가운데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30일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를 채택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찬성한 만장일치다. 북한의 주요 외화수입원인 석탄 수출을 연간 4억달러 혹은 750만t 이하로 제한했고, 수출 금지 광물에 은과 동, 아연, 니켈을 추가했다. 해외 금융기관들이 90일 안에 북한 내 사무소나 계좌를 폐쇄하도록 했다. 전방위로 북한 돈줄을 죄겠다는 것이다.
유엔 새 대북 제재는 처음으로 인권 조항을 신설했다. ‘북한이 주민들의 복지 대신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을 추구하는 것을 규탄하고, 주민의 복리와 존엄성을 존중·보장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했다. 주요 외화 수입원인 ‘노동자 해외 송출’이 핵·미사일 개발과 연관돼 있음을 공식화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연간 5만~6만명의 노동자를 중국·유럽·러시아 등으로 보내 5억달러의 수입을 얻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유엔 회원국에 대해선 총회가 회원국 권리와 특권의 행사를 정지시킬 수 있다고 규정했다. 북한의 유엔 회원국 지위 박탈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이밖에 의료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북한과의 과학·기술 협력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북한을 아예 ‘석기시대’(石器時代)의 야만 상태로 몰아가겠다는 것이다. 핵을 포기할 때까지다.
정부도 2일 독자적인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김정은 비자금 조성에 기여하는 단체와 개인 70여곳을 금융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북한산 임가공 의류의 국내 유입을 사실상 금지하고 최근 1년 간 북한에 기항한 외국선박의 국내 입항도 불허한다고 밝혔다. 황병서·최룡해·김원홍·김기남 등 북한 정권 핵심은 물론, 노동당·국무위원회·당 중앙군사위 등이 제재대상에 추가됐다.
북한은 독 안에 든 쥐 신세다. 박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렸다고 북한을 풀어주면 안 된다. “쌀을 보내자”거나 “개성공단을 재개하자”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어긋나는 주장을 펴면 안 된다. 김정은이 바라는 게 바로 그 것이다. 김정은 좋은 일 시켜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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