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종란 133만개가 한꺼번에 폐기처분 됐다. 주말인 지난 2일 영주의 한 부화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영주의 부화장에 들어온 종란 10만8000개가 경기도 이천의 한 양계장에서 들어온 것이 화근이었다. 경기도 이천의 이 양계장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이날 발생한 곳이다. 이에따라 영주의 부화장은 종란뿐만 아니라 씨닭 8만6000여마리도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생사가 갈릴 신세다.
영주의 사례는 이른바 ‘예방 살처분’이다. AI가 발생할 소지를 아예 없애버리는 방식이다. 예방 살처분은 경북에서는 두 번째다. 지난달 26일 봉화에서 이미 한 차례 시행한 일이 있다. 새끼 오리 1만4000마리가 희생됐다. 이유는 AI발생 지역인 충북 음성에서 들어왔다는 것 뿐이다. 이렇듯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상황이 경북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대비에 힘입은 것인지 경북에서 아직까지는 AI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경북뿐만 아니라 영남권 전체가 아직은 ‘AI청정지역’인 셈이다.
지금 같은 확산속도가 계속된다면 지난 2014년의 고병원성 AI 유행에 못지않은 피해를 입어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당시 생매장된 가금류가 2000만마리 코밑에 이르렀다. 2년에 걸친 피해였다. 최근 보도는 AI발생 지역의 공통현상을 지적했다. AI확진 판정을 받은 지역은 AI발생 때마다 재발한다는 사실이다. 하나같이 가금류 대량 사육지역이다. 풍토병 증세랄 수도 있는 현상이다. 또한 철새 떼가 겨울을 날 환경이 갖춰져 있는 곳이란 점도 꼽혔다. 포천·양주를 비롯한 경기도 지역을 표본 삼은 분석이다.
이 분석대로라면 경북이라고 마음 놓을 여유는 어느 곳에도 없다. 경북의 예방 살처분 강행 조치가 설득력을 갖는 대목이기도 하다. 살얼음 위를 걷는 것만 같아 조마조마하다. 경북의 어디에 안전지대가 있나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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